Atlas & Powers

지역 & 세력

빙원, 운하, 원시림, 사막, 동해, 군도와 흑요 고원. 일곱 국가는 서로 다른 생존 방식과 권력 구조를 만들었고, 국경은 언제나 지도보다 복잡하다.

Seven Nations

대륙의 일곱 국가

각 국가는 하나의 단일 문화가 아니라 여러 지역과 세력의 긴장 위에서 유지된다.

엘다르 대륙 지도

황금왕국 델피로

북서부 · 수도 아우렐리아 · 상업과 왕권의 나라

황금 / 운하 / 계약

비옥한 평야와 황금강, 운하와 광산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앙집권 상업왕국. 왕실과 귀족, 대상단이 서로 권력을 견제한다.

델피로 왕실황금깃털기사단칠중저울회빈손의형제단왕립 미카레 종합 아카데미

왕관평야

수도 아우렐리아와 왕궁, 기사단 본부, 대곡물창고가 모인 정치·행정 중심지.

칠중회랑

세프타를 중심으로 금융·보험·환전·국제무역이 집중된 황금강 하구 상업지대.

부러진깃발변경

안발룽과 맞닿은 건조한 군사 변경. 몰락귀족의 폐성과 홀리몰리 옛 영지가 남아 있다.

주요 단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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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피로 왕실왕국 중앙통치기관
국가
델피로
분류
왕국 중앙통치기관
지도자
하비엔
역할
델피로의 법·외교·국방을 총괄하고 왕실 직속기관과 기사단을 지휘한다. 상단·귀족·길드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도 맡는다.
핵심가치
법과 제도는 강자의 의지만으로 결정되어서는 안 되며 권력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국내관계
황금깃털기사단을 공식 무력으로 운용한다. 칠중저울회의 판단과 감시를 존중하지만 왕권과 법적 판단이 충돌하기도 한다. 빈손의형제단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불법적인 정보수집 방식 때문에 공식적으로 가까이하기 어려운 존재다.
대외관계
타국과 교역·외교를 적극적으로 유지하며 일곱깃발원정대에도 협력한다.
황금깃털기사단왕실 직속 기사단
국가
델피로
분류
왕실 직속 기사단
지도자
레이네
역할
왕실호위·국경방위·치안지원·사절보호와 왕명의 무력집행을 담당한다.
핵심가치
기사의 명예는 승리가 아니라 맡은 책임을 끝까지 감당하는 데 있다.
국내관계
델피로 왕실의 공식 무력기관이다. 칠중저울회의 법적 판단을 존중하지만 현장에서 즉각 행동해야 하는 기사들과 절차를 중시하는 법률가들 사이에는 긴장이 존재한다. 빈손의형제단이 가져오는 정보의 가치는 인정하면서도 불법적인 수집방식 때문에 공개적인 협력은 어렵다.
대외관계
마른이끼수호대, 백합성창성기사단 등 타국의 정규군·기사단과 외교적 교류가 있으며 일곱깃발원정대의 안전보장에도 협력한다.
칠중저울회법률·중재기관
국가
델피로
분류
법률·중재기관
지도자
마르케스
역할
서로 충돌하는 계약·소유권·책임을 판단하고 귀족이나 상단까지 법의 대상으로 삼아 분쟁을 중재한다.
핵심가치
정의는 선한 의도보다 누구에게 어떤 책임이 있으며 어떤 증거로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지에서 시작한다.
국내관계
왕실과 협력하지만 왕권 역시 판단대상에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황금깃털기사단의 현장판단과 법적 절차가 충돌하기도 한다. 빈손의형제단이 얻은 정보는 유용하지만 취득과정의 정당성 때문에 증거로 인정할지를 두고 논쟁한다.
대외관계
국경을 넘는 상단·계약분쟁에서 타국 기관과 접촉하며 국제적인 책임소재를 따진다.
빈손의형제단비공식 정보조직
국가
델피로
분류
비공식 정보조직
지도자
케라
역할
권력자·상단·범죄조직이 숨긴 정보와 증거를 찾아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한다. 잠입·연락·정보탈취에 능하다.
핵심가치
정보를 가진 사람만이 싸울지 숨을지 달아날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국내관계
왕실과 황금깃털기사단에게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정식 지휘를 받지 않는다. 칠중저울회와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목적은 공유하면서도 불법적으로 얻은 증거를 어떻게 취급할지를 두고 충돌한다.
대외관계
국경과 신분을 넘어 정보망을 운용하며 타국의 권력자에게도 감춰진 사실을 추적한다.
왕립 미카레 종합 아카데미인재양성·연구기관
정식명칭
왕립 미카레 종합 아카데미
소속/위치
델피로 왕실 직속 / 아우렐리아
교수
이셀라(금융·상업학부, 왕국행정학부), 브랜던(마법·맥류학부, 고대학·탐사학부), 오스빌(검술·전술학부)
성격
인재양성 + 연구기관
핵심가치
“황금은 발견하고, 벼리고, 증명한다.” 황금은 재능·능력·가능성을 뜻한다.
입학
왕족·귀족·평민·외국인
학부
마법·맥류학부 / 금융·상업학부 / 왕국행정학부 / 검술·전술학부 / 고대학·탐사학부
학년
1학년(히엔, 마일렌) / 2학년(세이카, 트레비, 레오넬) / 3학년
교육
전공 + 교차과목
제도
황금등급 / 금빛게시판 / 매장금장학
연간일정
1월 신년등록·보충시험 / 2월 겨울집중강의 / 3월 입학·개강 / 4월 학부실습 / 5월 중간평가 / 6월 교내대련·성과전 / 7월 현장실습·탐사 / 8월 방학·연구기간 / 9월 2학기개강 / 10월 학부공모전 / 11월 최종평가·졸업심사 / 12월 황금등급발표·졸업식
현시대
델피로 왕실은 아카데미의 연구·정책에 비용·위험·결과책임을 요구한다.

화합왕국 레흐니티

중앙부 · 수도 에르나티아 · 숲과 합의의 나라

원시림 / 정령 / 조율

초거대 원시림과 정령목을 기반으로 엘프·드라이어드·요정·정령이 공존하는 연합왕국. 중요한 결정에는 긴 합의 과정이 따른다.

열두뿌리회의새벽이끼수호대열린가지합창회

심장뿌리수림

수도 에르나티아와 열두뿌리회의가 있는 대륙 중심 맥류의 분기점.

새벽이끼경계림

델피로와 맞닿은 안개 습지와 이동 숲길의 완충지대. 검역과 사절 숙영지가 있다.

노래하는수관지대

드라이어드·요정 문화가 강한 남동부 수관 도시권. 노래와 연극이 분쟁 중재에 사용된다.

주요 단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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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뿌리회의최고 의결기관
국가
레흐니티
분류
최고 의결기관
지도자
에피르타
역할
엘프 부족과 숲의 중대사를 논의하고 외교·생태·정령목과 관련된 장기정책을 결정한다.
핵심가치
모두가 감당할 수 없는 결정은 아직 완성된 결정이 아니며 소수의 목소리도 결정과정에서 지워져서는 안 된다.
국내관계
새벽이끼수호대를 방위전력으로 두지만 수호대의 적극적인 외부개입에는 신중하다. 열린가지합창회가 소수자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역할은 인정하면서도 무분별한 공개가 공동체를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엘프가 드라이어드의 의사를 대신 표현해 온 관행도 논쟁거리다.
대외관계
외부국가와 교류를 유지하지만 과거 교류를 통해 유입된 생태재앙 때문에 개방에 매우 신중하다.
새벽이끼수호대숲 방위·정찰부대
국가
레흐니티
분류
숲 방위·정찰부대
지도자
루아
역할
레흐니티의 숲과 주민을 외부위협에서 보호하며 국경정찰·추적·구조·전투를 담당한다.
핵심가치
수호란 위험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것만이 아니라 위험의 원인을 먼저 확인하고 이해하는 일이다.
국내관계
열두뿌리회의 지휘와 결정을 존중하지만 지나친 신중함이 위험을 키운다고 보는 구성원도 있다. 열린가지합창회의 교류활동은 외부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안전문제에서는 경계한다.
대외관계
외부인과 직접 마주치는 일이 많아 레흐니티 내부에서도 타종족을 비교적 자주 접한다. 그러나 한 번의 선의보다 반복된 행동을 신뢰의 기준으로 삼는다.
열린가지합창회문화·교류·공론단체
국가
레흐니티
분류
문화·교류·공론단체
역할
노래·이야기·공연과 대화를 통해 엘프·드라이어드·요정 및 외부종족이 서로의 경험과 상처를 말할 공간을 만든다.
핵심가치
침묵은 화합이 아니며 불화와 상처가 말할 자리를 가져야 진정한 공존이 시작된다.
국내관계
열두뿌리회의 합의정치를 존중하지만 공동체의 평온을 이유로 불편한 사실을 숨기는 태도에는 강하게 반대한다. 새벽이끼수호대와는 외부교류의 필요성에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위험을 받아들이는 기준에서 차이가 있다.
대외관계
타종족과의 문화교류에 가장 적극적인 레흐니티 단체 중 하나이며 외부인의 이야기도 들으려 한다.

전투연합국 안발룽

남부 · 정치중심 카르하 · 맹약과 생존의 나라

사막 / 오아시스 / 씨족

사막과 황야의 여러 씨족이 맹약으로 결합한 연합국. 고정 수도는 없고 대맹약오아시스 카르하가 정치 중심 역할을 한다.

대모래맹약회의이빨연맹아슈카리 씨족

대맹약오아시스

공동 우물과 씨족회의, 가축시장이 모이는 정치·교역 중심지.

붉은이빨황야

세레이온과 접경한 붉은 협곡 지대. 이빨연맹의 활동과 국경전이 집중된다.

유리불분지

불과 별 맥류가 충돌해 자연발화와 마력폭주가 일어나는 남부 분지.

주요 단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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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모래맹약회의씨족연합 최고회의
국가
안발룽
분류
씨족연합 최고회의
지도자
카레나
역할
사막의 여러 씨족 사이에서 물·가축·식량·영토를 조정하고 공동방위와 맹약을 결정한다.
핵심가치
강한 자의 힘은 더 많이 차지할 권리가 아니라 더 무거운 짐을 감당할 의무이며 평화는 지켜질 구조를 필요로 한다.
국내관계
여러 씨족을 하나의 법으로 억누르기보다 맹약과 상호책임으로 묶는다. 이빨연맹의 절박함과 세레이온에 대한 불신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들의 곡물습격을 완전히 제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습격이 장기적인 전쟁으로 번지는 것도 우려한다.
대외관계
세레이온과 곡물·구호·국경문제를 두고 긴장이 깊다. 과거 협정이 행정변화로 무효화된 경험 때문에 개인의 선의보다 지속되는 약속의 구조를 요구한다.
이빨연맹남부 씨족 군사연맹
국가
안발룽
분류
남부 씨족 군사연맹
지도자
나자르
역할
가뭄·기근과 외부위협으로부터 남부 씨족을 지키며 필요할 경우 국경을 넘어 식량과 자원을 확보한다.
핵심가치
굶주리는 생명의 생존은 창고와 곡물의 소유권보다 우선하며 선택지가 없는 자에게 법만 요구할 수는 없다.
국내관계
대모래맹약회의와 완전히 적대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보호 아래 있는 동족이다. 그러나 회의가 외교적 해결을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이 죽는다고 보고 독자행동을 감행한다.
대외관계
세레이온의 곡물지대를 습격해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으며 백합성창성기사단과 직접 충돌한다. 과거 구호요청이 절차 속에서 늦어진 경험 때문에 세레이온 제도 자체를 불신한다.
아슈카리 씨족독립 씨족
소속
전투연합국 안발룽 / 유리불분지 / 오아시스 스쿠티
지위
대모래맹약회의에 직속되지 않는 독립 씨족
기원
레흐니티의 화합사상에서 영감을 받아 분쟁을 축제와 합의로 끝내는 문화를 발전시켰다.
문화
결혼·성년·추모·분쟁종결 등 크고 작은 일을 축제로 기념하며 색천·유리장식·북·피리·춤을 중시한다.
원칙
다른 목소리를 없애기보다 같은 자리에서 끝까지 듣고 다음 박자를 맞춘다.
장점
복수의 연쇄를 줄이고 외부인도 축제 동안 손님으로 대접하며 굶는 사람에게 잔치음식을 먼저 나눈다.
경제
축제와 교역은 오아시스 스쿠티의 수입과 대외 명성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생명교황국 세레이온

동부 · 수도 세리아 · 생명 신앙의 나라

성전 / 치유 / 곡창

아르카대하 하류의 비옥한 평야와 동해를 차지한 종교국가. 생명의 여신 세리아를 중심으로 치유·성유·곡물 산업이 발달했다.

열세꽃잎성좌회백합성창성기사단청록빛 소리 여관

백합성도권

성도 세리아와 대성전, 성좌회, 왕립치유원이 자리한 종교·행정 중심.

백합성창변경

안발룽과 맞닿은 전선. 성기사단과 피난민 수용소, 곡물창고가 밀집한다.

해변도시 린가트권

회귀동해의 해변도시와 어촌 지대. 해룡들은 해류와 수계 맥류만 조율한다.

주요 단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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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꽃잎성좌회종교·신앙 최고기관
국가
세레이온
분류
종교·신앙 최고기관
지도자
헤스티
역할
생명의 여신 세리아 신앙을 관리하고 구호·치유·교리·성직자 조직과 중대한 생명윤리 문제를 다룬다.
핵심가치
모든 생명은 소중하지만 모두를 구할 수 없는 순간에는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결정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동시에 종족이나 출신이 아닌 확인된 개인의 행동으로 죄를 판단해야 한다.
국내관계
백합성창성기사단과 긴밀히 협력하지만 성좌회의 신중한 조사와 기사단의 선제적 행동이 충돌한다. 과거 행정절차가 안발룽 구호를 지연시킨 사건은 내부에서도 무거운 책임으로 남아 있다.
대외관계
이빨연맹의 습격을 막아야 하지만 그들의 기근과 구호실패에 세레이온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백합성창성기사단성좌회 산하 성기사단
국가
세레이온
분류
성좌회 산하 성기사단
지도자
마젤
역할
민간인 보호·구호대 호위·마물 및 무장세력 대응·신성전투를 담당하는 세레이온의 핵심 현장전력이다.
핵심가치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 역시 하나의 선택이며, 보호해야 할 생명이 분명하다면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도 행동해야 한다.
국내관계
열세꽃잎성좌회의 권위를 인정하지만 조사와 승인 때문에 현장대응이 늦어지는 것을 경계한다. 성좌회는 반대로 기사단의 빠른 판단이 무고한 자를 적으로 만들 가능성을 우려한다.
대외관계
안발룽의 이빨연맹과 여러 차례 충돌했으며 특히 과거 씨족습격과 보복이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렇다고 안발룽 전체를 적으로 규정하지는 않는다.
청록빛 소리 여관소규모 생활형 여관
위치
생명교황국 세레이온 / 해변도시 린가트
종류
서머린이 운영하는 소규모 여관
주인
서머린
접객원
오레인
특징
어부·선원·상인·순례자·기사·남부 출신 여행자 등 항구를 오가는 사람들이 뒤섞이는 생활형 숙소. 처마에 달린 청록색 유리조각이 바닷바람에 부딪혀 소리를 내는 것에서 이름이 붙었다.
운영
서머린은 낮에 어부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 장부·접객·객실관리는 오레인이 맡는다. 숙박비는 정직하며 형편이 어려운 단골에게 외상을 허용하기도 한다.
분위기
신분과 출신을 크게 캐묻지 않지만 진상·폭력은 용납하지 않는다.
의미
오레인이 보고서 밖의 사람과 현실을 처음 배우는 생활의 현장

자유왕국 까까몰리

남서부 · 수도 몰리코 · 항로와 계약의 나라

군도 / 비행선 / 중립

섬·절벽·부유암반으로 이루어진 자유교역국. 영토보다 항로와 운송망, 정보의 흐름을 통해 대륙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천익항로조합자유모험가길드 트리모니아낙하회수조합 돌메아리

바람고리군도

수도 몰리코와 비행선 정박탑, 국제우편원이 있는 항공·해상 교통 중심지.

구름갈고리고원

강한 상승기류와 부유바위가 있는 북부 고원. 비행마수 사육과 항법 교육이 발달했다.

무풍해협

바람 맥류가 끊기는 위험 해역. 자유항 네모라와 난민항, 비공식 시장이 존재한다.

주요 단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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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익항로조합비행항로·운송조합
국가
까까몰리
분류
비행항로·운송조합
지도자
피아나
역할
비행선과 비행마수를 이용한 운송·여객·항로개척을 담당하고 조합원·승객의 계약과 안전기준을 관리한다.
핵심가치
위험과 대가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내린 선택은 자유로운 선택이 아니며 계약은 서명보다 충분한 설명을 먼저 요구한다.
국내관계
까까몰리의 상업과 교통을 지탱하는 핵심조직이지만 수익성을 이유로 위험정보를 축소하려는 상인들과 충돌한다. 모든 항로의 위험공개와 계약철회권을 중시한다.
대외관계
국경을 넘나드는 특성상 일곱 국가의 상단·항구·행정기관과 폭넓게 거래하며 일곱깃발원정대의 이동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유모험가길드 트리모니아민간 모험가 길드
소속
까까몰리
성격
국가군·상단에 직속되지 않은 민간 모험가 길드
역할
몬스터토벌·호위·채집·탐사·구조·분실물수색 등 각종 의뢰를 접수해 모험가에게 중개하고 보수·위험도·완수기록을 관리한다.
운영방침
모험가는 자신의 등급과 관계없이 원하는 의뢰를 고를 수 있으며 상위의뢰를 강요받지 않는다. 쉬운 의뢰만 반복해도 문제삼지 않는다.
문화
출신·과거보다 현재의 계약과 행동을 중시하며 개인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캐묻지 않는다.
특징
자유를 중시하지만 의뢰 중 저지른 범죄나 계약위반까지 보호하지는 않는다.
현재
에스텔과 메이라가 소속되어 있다.
낙하회수조합 돌메아리구조·회수 전문조합
소속
자유왕국 까까몰리 / 낙석도시 바르
성격
붕괴·추락사고 이후의 구조와 회수에 특화된 생활형 조합
조합장
휴밀
역할
매몰자구조·추락자회수·시신수습·유실화물과 유품회수·불안정암반제거·폐광과 지하공간 안전확인·주인불명물품 보관과 기록
운영방침
생존자와 즉시 붕괴위험을 우선하며 물건의 시장가격만으로 회수순서를 정하지 않는다. 진입이 위험하면 철수하고 지지대·밧줄·우회로를 확보한 뒤 다시 접근한다.
문화
광부·석공·등반가·밧줄기술자·구조원·기록원이 함께 일하며 “찾는 사람이 다음 실종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현장원칙을 중시한다.
타조직관계
몬스터토벌이 필요하면 트리모니아가 위협을 제거한 뒤 돌메아리가 구조·회수를 이어받기도 한다.
보관
주인을 찾지 못한 유품·유실물도 일정기간 기록·보관하며 처분하게 되어도 무엇이 있었는지는 장부에 남긴다.
표어
“떨어졌다고 해서 버려진 것은 아니다.”
의미
바르에서 무너진 뒤 남겨진 사람·물건·기억을 다시 지상으로 돌려보내는 조합
대외인식
모험가길드처럼 아무 의뢰나 받는 곳이 아니라 ‘이미 떨어지고 무너진 뒤’의 수습을 맡는 전문조직으로 인식된다.

영원도시 프라그모

북부 · 수도 프라그모 · 기록과 보존의 도시국가

빙원 / 기록 / 보존

빙원과 설산의 도시국가 연합. 기록 보존과 천문·기상 관측이 발달했으며 불멸기록원이 대륙의 역사 기록을 보관한다.

불멸기록원서리성벽군단잔불공동관리회

영원도시내환

불멸기록원과 빙하문서고가 있는 수도 핵심부. 냉기와 기억 맥류가 안정적이다.

서리성벽권

남부 산악관문과 군사 방벽. 기상관측소와 산악철도가 설치되어 있다.

백색정지분지

빙해룡 레다스가 혹한과 빙결 맥류의 변화만 완화하는 고립 분지.

주요 단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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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기록원대륙 기록·보존기관
국가
프라그모
분류
대륙 기록·보존기관
지도자
에리두
역할
역사문서·증언·탐사기록을 보존하며 일곱깃발원정대의 집결·지원·귀환과 최종기록 공개를 담당한다.
핵심가치
기록은 하나의 정답을 정하는 일이 아니라 서로 충돌하는 증언이 지워지지 않도록 함께 남기는 일이다. 기존 기록을 고쳐 없애기보다 새로운 증언과 정정기록을 덧붙인다.
국내관계
서리성벽군단과 협력해 기록과 인원을 보호하지만 군사적 필요를 이유로 기록을 통제하려는 행위에는 독립성을 지키려 한다.
대외관계
일곱 국가 모두의 기록을 보존하며 어느 국가도 원정기록을 독점하지 못하게 한다. 이 때문에 각국에게 필요하면서도 불편한 기관이다.
서리성벽군단북부 방위군
국가
프라그모
분류
북부 방위군
지도자
첼키아
역할
혹한지대의 도시·도로·국경을 보호하고 설원재해와 외부위협을 감시한다. 현장관측과 생존기술을 중시한다.
핵심가치
전통은 선조의 행동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계속 살아남도록 만드는 방식이어야 한다.
국내관계
불멸기록원의 자료를 존중하지만 기록된 과거보다 현재 현장의 관측을 우선해야 할 상황도 있다고 본다. 반대로 기록원은 군사적 판단만으로 불편한 사실이 사라지는 것을 경계한다.
대외관계
북부 주변국과 백색드래곤에게 강화된 정찰·무장이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어 방어와 군비경쟁의 경계에 서 있다.
잔불공동관리회주민 중심 난방·구호 협동조직
소속
프라그모 / 자치구
성격
군대나 행정기관이 아닌 주민 중심의 난방·구호 협동조직
구성
화로장 베라 모르겐슈테른 + 배급·구호담당 람파스 외 현장기술자·배급원·대피소관리자
주요업무
노후 열수관·난방관·공동화로 관리 + 연료배급 + 동파수리 + 긴급대피소 운영
기원
혹한기마다 주민들이 장작과 화로를 나누고 기술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던 관행이 조직화되었다.
운영원칙
“불은 가진 사람의 것이 아니라, 꺼지기 전에 필요한 사람의 것이다.”
배급기준
열과 연료가 한정되어 있어 진료소·보육소·창고·주택의 긴급도와 취약도를 살펴 공급 순서를 정한다.

초월왕국 리벨리온

북동부 · 수도 네크라 · 금지와 초월의 나라

흑요산맥 / 연구 / 동의

언데드·마족·망명 연구자들이 모인 마법왕국. 금지 자체보다 자아·동의·기록·실패 책임을 중시한다.

칠흑왕좌의회제9문연구회단절의 뿔

칠흑왕좌분지

수도 네크라와 초월재판정이 있는 정치 중심. 죽음·어둠 맥류를 봉인망으로 안정화한다.

제9문환상지대

중력·공간 왜곡이 잦은 연구도시권. 마법의학과 인공장기, 맥류 조절 연구가 집중된다.

유리밤해안

망명자와 외국 상인이 드나드는 검은 절벽 항구. 밤에만 안정되는 항로가 존재한다.

주요 단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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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왕좌의회국가 최고통치·입법기관
국가
리벨리온
분류
국가 최고통치·입법기관
지도자
구라방
역할
리벨리온의 법·연구윤리·외교와 언데드 및 마족을 포함한 다양한 주민의 권리를 다룬다.
핵심가치
위험하다는 이유만으로 연구와 선택을 금지해서는 안 되며 당사자의 충분한 동의와 실패했을 때 책임질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
국내관계
제9문연구회의 금기연구를 허용하지만 무제한적인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동의·책임·관리절차를 요구한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통제가 지나치면 필요한 연구가 다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계한다.
대외관계
특히 세레이온과 종교·죽음·네크로맨시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긴장이 깊어 이번 일곱깃발원정대 파견에도 불참했다.
제9문연구회금기·위험학문 연구기관
국가
리벨리온
분류
금기·위험학문 연구기관
지도자
안타르카
역할
혈액·죽음·저주·생명변형 등 다른 국가에서 금지되거나 기피되는 분야를 연구하며 치료와 지식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핵심가치
연구를 금지하는 선택에도 대가가 있으며 금지 때문에 치료받지 못하고 죽는 사람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국내관계
칠흑왕좌의회의 보호 아래 연구하지만 동의절차와 책임규정을 둘러싸고 지속적으로 논쟁한다. 연구회는 지나친 규제가 지식을 없앤다고 보고, 의회는 가능하다는 사실만으로 실험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대외관계
세레이온을 비롯해 생명·죽음 관련 금기를 중시하는 국가와 종교기관의 강한 경계를 받는다. 반대로 기존 치료가 불가능한 이들에게는 마지막 선택지가 되기도 한다.
단절의 뿔마족 분리주의·상호부조단체
소속
초월왕국 리벨리온 / 회흔구
지도자
쿠테
간부
리시온
성격
인간사회에서 박해·노예화·추방 등을 겪은 마족들의 상호부조조직에서 출발한 배타적 분리주의단체
활동
신규망명자 숙소·식사·치료비·구직·법률지원 + 인간을 두려워하는 피해자의 보호와 동행
주장
마족은 인간에게 선량함을 증명하거나 용서·화해를 강요받을 필요가 없으며 인간사회에 의존하지 않고 살 권리가 있다.
대인간정책
인간의 조직참여와 마족거주구역 진입·사업확장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부
상호부조와 자립을 중시하는 온건파와 인간추방까지 요구하는 강경파가 공존한다.
대외관계
칠흑왕좌의회는 구호활동은 인정하지만 종족차별과 폭력은 처벌한다.
표어
“우리는 다시 인간에게 기대지 않는다.”
Diplomatic Ledger

일곱 국가 대외관계

각국이 스스로 바라보는 외교 기조와 상대국별 쟁점을 정리한 기록. 같은 관계라도 어느 국가의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진다.

델피로 대외관계 기록 · 6개국

외교 기조 · 교역·계약·금융을 통해 타국과 적극적으로 연결되며, 외교에서도 실리와 지속 가능한 거래를 중시한다.

레흐니티 곡물·금속과 임산물·마법자원을 교환한다. 델피로의 개발확대가 숲과 맥류에 미칠 영향을 두고 갈등한다.
안발룽 금속·식량·생활물자를 거래한다. 씨족별 계약관행과 델피로식 문서계약의 차이 때문에 분쟁이 잦다.
세레이온 안정적인 교역상대이며 행정·법률 분야의 교류도 많다. 다만 신앙윤리와 상업논리가 충돌할 때가 있다.
까까몰리 항공운송과 상업을 통해 매우 밀접하다. 항로운임과 델피로 상단의 영향력 확대가 논쟁거리다.
프라그모 북부자원과 기록·기술을 교환한다. 기록원의 정보독립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경계받는다.
리벨리온 마법학·희귀자원 교역가치가 높지만 위험연구의 산물을 시장에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두고 신중하다.
레흐니티 대외관계 기록 · 6개국

외교 기조 · 외부와의 단절보다 조율된 교류를 택하지만, 생태계·정령·맥류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주는 행위를 특히 경계한다.

델피로 중요한 교역상대지만 대규모 개발·벌목·운하사업이 자연순환을 훼손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안발룽 자연환경은 다르지만 공동체와 생존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상호이해가 있다. 자원부족을 해결하는 방식에서는 견해차가 난다.
세레이온 생명을 중시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세레이온의 인간중심적 행정과 종교적 생명관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까까몰리 외부세계와 연결되는 중요한 통로다. 항로확대가 원시림과 정령 영역을 침범하는 문제에 민감하다.
프라그모 오랜 기록과 관측자료를 높게 평가하며 맥류·생태변화를 공동연구하기도 한다.
리벨리온 연구 자체를 악으로 보지는 않지만 생명변형·죽음 연구가 자연의 순환을 인위적으로 훼손할 가능성을 가장 크게 경계한다.
안발룽 대외관계 기록 · 6개국

외교 기조 · 국가보다 씨족과 맹약의 신뢰를 중시한다. 약속을 지킨 상대에게는 오래 보답하지만 서류상 합의가 현실에서 지켜지지 않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델피로 식량·금속·도구의 주요 공급처다. 상단의 가격변동과 계약방식이 사막 씨족에게 불공정하다는 불만도 있다.
레흐니티 환경과 전통은 다르지만 자연에 맞추어 살아간다는 태도에는 공감한다.
세레이온 가장 큰 긴장이 존재한다. 과거 가뭄과 구호문제, 이빨연맹의 곡물습격과 세레이온의 대응이 반복되며 상호불신이 깊어졌다. 그러나 양국 모두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
까까몰리 사막과 외부세계를 연결하는 운송망 때문에 실용적 관계가 좋다.
프라그모 거리는 멀지만 극한환경에서 생존한다는 점에서 서로의 기술과 경험을 높게 평가한다.
리벨리온 종교적 거부감은 비교적 적으나 위험한 마법이 씨족에 피해를 줄 가능성에는 강경하게 대응한다.
세레이온 대외관계 기록 · 6개국

외교 기조 · 생명보호와 안정된 질서를 외교에서도 중시한다. 구호와 의료를 적극 제공하지만, 그 기준과 행정절차가 타국에는 간섭이나 오만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델피로 교역과 행정교류가 활발한 안정적 관계다. 다만 생명과 신앙을 상품논리로 다루는 문제에는 민감하다.
레흐니티 생명을 존중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정령·언데드·자연순환을 바라보는 철학에는 차이가 있다.
안발룽 가뭄·곡물·구호문제로 가장 깊은 상처가 남은 관계다. 이빨연맹의 습격을 범죄로 보면서도 과거 구호실패에 자국 책임이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까까몰리 구호물자와 순례객 운송을 의존하여 실무적으로 가깝다.
프라그모 역사자료와 의료기록을 중시하지만 신앙과 기록의 해석이 충돌하기도 한다.
리벨리온 가장 큰 사상적 갈등 상대. 언데드·네크로맨시·생명변형 연구를 두고 오래된 불신이 있으며 현재 원정대 인선에도 영향을 줄 정도로 관계가 냉각되어 있다.
까까몰리 대외관계 기록 · 6개국

외교 기조 · 국경보다 항로를 중시하며 일곱 국가 모두와 사람·화물·우편을 연결한다. 따라서 특정 국가와 완전히 단절되는 것을 국가적 손실로 본다.

델피로 가장 큰 상업고객 중 하나이며 금융·운송 분야에서 긴밀하다. 델피로 대형상단의 항로독점 시도는 경계한다.
레흐니티 항공로를 통해 희귀한 임산물과 외부물자를 교환한다. 숲 상공의 항로확대는 생태문제로 제한된다.
안발룽 사막의 먼 씨족을 연결하는 운송망 때문에 환영받는다.
세레이온 순례객·의약품·구호물자의 주요 운송을 담당한다.
프라그모 현재 관계가 좋지 않다. 북부항로의 안전기준·운송통제·정보공개 문제를 둘러싼 마찰이 누적되어 현 일곱깃발 원정대에도 까까몰리 출신이 참여하지 않았다.
리벨리온 위험물품·금지품 운송규정을 두고 자주 충돌하지만, 단절보다는 엄격한 계약과 위험고지를 통한 교역을 선호한다.
프라그모 대외관계 기록 · 6개국

외교 기조 · 영토확장보다 기록·보존·북부생존을 우선한다. 불멸기록원이 일곱 국가의 기록을 보존하기 때문에 모든 국가와 연결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어느 편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으려 한다.

델피로 물자와 기술을 교역하지만 자본이 기록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경계한다.
레흐니티 장기 생태·맥류관측에서 협력가치가 높다.
안발룽 극한환경 생존자료와 기후기록을 교환하며 서로의 현장경험을 인정한다.
세레이온 의료·역사자료를 공유하지만 기록원의 가치중립과 세레이온의 종교적 판단 사이에는 긴장이 있다.
까까몰리 북부항로의 안전·통제·운송책임을 둘러싼 갈등으로 관계가 냉각되어 있다. 이 문제는 현재 일곱깃발원정대 인선에도 영향을 주었다.
리벨리온 금기지식도 삭제하지 않고 기록한다는 점에서는 통하지만 위험자료의 공개범위를 두고 충돌한다.
리벨리온 대외관계 기록 · 6개국

외교 기조 · 종족·생사·마법의 형태보다 동의와 책임을 판단기준으로 삼으며, 외부국가가 자신들을 금기의 왕국으로 단순화하는 데 강한 거부감을 가진다.

델피로 마학·희귀재료·연구성과의 교역 가능성이 크다. 연구결과의 상업화와 책임소재를 두고 갈등한다.
레흐니티 서로 다른 존재의 공존에는 공감하지만 인위적인 생명변형과 자연순환 문제에서 의견차가 크다.
안발룽 종교적 적대감은 낮다. 다만 통제되지 않은 실험이 공동체에 피해를 주면 안발룽은 매우 직접적으로 대응한다.
세레이온 가장 냉각된 관계다. 언데드의 시민권·네크로맨시·죽음과 생명연구를 둘러싼 근본적인 철학차가 존재하며 현 원정대에 리벨리온 출신이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까까몰리 교역로는 열려 있지만 위험물 운송규제와 책임문제가 까다롭다.
프라그모 금기까지 기록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위험지식의 공개범위와 보존방식을 두고 논쟁한다.
Incident Archive

주요 사건 기록 아카이브

불멸기록원에 보존된, 공식 연표 대신 현장에 있었던 서로 다른 사람들의 보고서·일지·진술.

ARC-SA-01 세레이온-안발룽 곡물협정 파기 사건 국제사 외교분쟁

기록 출처 · 국경창고 회계서기의 사고보고 사본

...분명 장부에는 이전 지방관의 인장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새 책임자는 그 인장을 “전임자의 약속”이라 불렀고, 남쪽에서 온 사절들의 무장은 호위가 아니라 약탈 준비로 해석되었다. 말을 맞춰 볼 시간보다 경계병의 판단이 빨랐다.

공격 뒤에야 그들이 협정에 따라 곡물을 인수하러 온 사절단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대맹약회의 부의장 바루 바위주먹은 사절들을 지키다가 오른눈을 잃었다. 이후 남부에서는 담당자가 바뀌어도 효력이 남는 약속이 아니면 약속이 아니라는 말이 널리 퍼졌고, 세레이온 쪽에는 무장한 남부 사절을 먼저 위험으로 보는 습관이 남았다.

※ 후대의 공식 기록과 개인 증언을 대조하기 위한 보조기록으로 보존됨.

ARC-SA-02 남부 구호 지연 참사 지역사 구호참사

기록 출처 · 당시 구호창고 배급담당자의 미제출 일지

당시 심한 가뭄으로 세레이온에게 구호를 요청한 리자드맨 씨족에 요청서는 세 번 반송되었다. 씨족명 표기가 기준과 다르다는 이유, 수령 책임자가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 배급 대상 수가 다시 계산되어야 한다는 이유였다. 말단 성직자 헤스티는 매일 창고와 행정청 사이를 뛰었고, 누구도 “주지 말자”고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절차가 끝나기 전에 남부 리자드맨 씨족의 사망자 명단이 도착했다. 사절 중 대다수 인원의 가족들 중 절반이 그 명단에 있었다. 훗날 그들은 악인이 없어도 제도가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말하며 이빨연맹을 세웠고, 결국 세레이온 곡물지대 습격으로 이어졌다.

※ 후대의 공식 기록과 개인 증언을 대조하기 위한 보조기록으로 보존됨.

ARC-SA-03 동부 곡물지대 습격 지역분쟁 식량분쟁

기록 출처 · 동부 농촌 순찰조의 월말 피해보고

메르데 평야를 습격한 도적들은 곡물만 골라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다. 집을 태우지 않은 날도 있었고, 농민에게 “우리는 이것이 도둑질인 줄 안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남아 있다. 그러나 사라진 곡물은 국가 창고의 남는 재고가 아니라 여러 가족이 겨울을 견디려고 쌓아 둔 몫이었다.

남부에서는 굶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강탈이라고 말하고, 동부에서는 자기 가족의 생존을 빼앗긴 일이라고 기록한다. 어느 쪽도 피해가 가상이 아니어서, 한 번의 습격이 다음 보복의 근거가 되고 그 보복이 다시 다음 습격의 명분이 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 후대의 공식 기록과 개인 증언을 대조하기 위한 보조기록으로 보존됨.

ARC-SA-04 사막토끼 수인 씨족 사절단 학살 사건 지역사 군사참사

기록 출처 · 전선 병참병의 퇴역 후 진술서

여덟 해 전 그날, 우리는 먼지 속에 모인 남부 씨족을 보았다. 무기가 많았고 움직임도 컸다. 우리 지휘관은 저것이 공격 준비라고 판단했다. 나중에 수색한 짐에서 접힌 편지 한 통이 나왔다. 한 사막토끼 수인 소녀가 들고 온 평화협상 요청서였다.

편지는 존재했지만 상대가 읽기 전에 전투가 끝났다. 씨족은 거의 전멸했고, 살아남은 사막토끼 씨족의 수인들은 이후 오해할 여지를 남기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믿게 되었다. 그들이 이빨연맹 기동대에서 사용하는 압도적 공포 전술도 이 기억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짧은 전투를 위해 만든 공포가 다음 세대의 복수심을 키우고 있다. 나는 이제 퇴역하지만, 다음 세대의 병사들이 걱정이다. ...부디, 서로를 증오 속에서 죽이지 않기를, 세리아께 매일 기도한다.

※ 후대의 공식 기록과 개인 증언을 대조하기 위한 보조기록으로 보존됨.

ARC-S-05 백합성창 구호대 지연 사건 군사사 백합성창성기사단

기록 출처 · 당시 구호수레를 끌던 마부의 진술

메르데 평야로 향하는 출발 명령은 세 번 연기됐습니다. 안발룽에서 온 약탈대가 실제인지, 규모가 얼마인지, 보고가 과장되지 않았는지 확인하라는 지시였죠. 말들은 마구를 찬 채 오래 서 있었습니다. 확실한 정보가 도착했을 때 우리는 곧장 출발했습니다.

마을에 도착했을 때 치료사였던 여자아이를 포함한 주민들은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때의 광경을 떠올리면 손발이 떨립니다. 간신히 살아남았던 갈색 머리의 여자아이 한 명은 “기다림도 선택”이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솔직히 그 소녀가 지금의 성기사단장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많이 놀랐습니다. 기사단이 불완전한 정보에서도 빠른 행동을 중시하는 이유가 이해되었지만, 그 빠름이 다시 무고한 이를 적으로 만들 위험도 함께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 후대의 공식 기록과 개인 증언을 대조하기 위한 보조기록으로 보존됨.

ARC-S-06 대봉쇄 전염병 생명윤리

기록 출처 · 당시 봉쇄도시 장례조합의 수습대장 발췌(1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음)

전염병이 발발한 도시의 성문이 닫힌 뒤 성문 바깥에서는 살아남은 사람 수를 세었고, 안쪽에서는 죽은 사람 이름을 적었다. 당시 대성녀이던 헤스티 님은 감염구역을 닫지 않으면 도시 밖으로 병이 번질 것이라 판단해 봉쇄를 명령했다.

결과적으로 수만 명이 감염을 피했지만 봉쇄 안쪽 주민 대부분은 살아 나오지 못했다. 대성녀님은 그 결정이 더 많은 생명을 살렸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정의로운 선택이라 부르지 않았다. 누군가를 숫자로 남겨 두고 다른 숫자를 살리는 판단이 반복될 때, 희생 가능한 사람이 구조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성녀님이 대표로 나선 것 뿐이지만, 그 일에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 있다. ...세리아시여, 부디 그 때 죄 없이 죽어간 선량한 이들이 풍요의 연회 구석에서나마 마음껏 먹고 마실 수 있기를. 그리고, 부디 우리를 지옥에 인도하소서. (이후의 내용은 얼룩지거나 찢어져서 알아볼 수 없다...)

※ 후대의 공식 기록과 개인 증언을 대조하기 위한 보조기록으로 보존됨.

ARC-S-07 곤충인간 공동체 학살 종족갈등 카르아

기록 출처 · 지방 성당의 익명 고해기록 정리본

스무 해 전 “곤충인간이 해충을 불러온다”는 소문이 마을마다 번졌다. 증거를 가져온 사람은 없었지만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은 계속 늘었다. 결국 공포가 사실확인보다 먼저 행동을 만들었다.

공동체는 집단 공격을 받아 파괴되었고, 살아남은 이들 가운데 배런이 있었다. 그는 훗날 추기경이 되어 종족이나 출신 전체를 악으로 규정하는 교리를 막는 데 힘썼다. 다만 그의 신중한 조사 원칙 역시 실제 위험이 진행 중일 때 대응을 늦출 수 있다는 논쟁을 남긴다.

※ 후대의 공식 기록과 개인 증언을 대조하기 위한 보조기록으로 보존됨.

ARC-L-08 레흐니티 대화재 종족갈등 재난

기록 출처 · 새벽이끼경계림 야전치료소의 오래된 환자기록

50년 전, 인간과 엘프 사이의 충돌이 이어지던 밤, 불은 구분 없이 숲과 거처를 삼켰다. 기록에는 중상을 입은 신입 수호자 루아 윈드시드를 한 인간 치료사가 업고 들어왔다고 적혀 있다. 치료사는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

적대 집단이라고 배운 인간에게 목숨을 구원받은 경험은 그녀의 판단을 바꾸었다. 이후 그녀는 숲을 지키려면 외부인을 무조건 밀어내기보다 위험의 원인을 직접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숲 밖으로 나가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새벽이끼수호대의 적극적 외부관여 노선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 후대의 공식 기록과 개인 증언을 대조하기 위한 보조기록으로 보존됨.

ARC-L-09 근원목 은폐 사건 근원목 정보은폐

기록 출처 · 수관지대 약초사의 비공개 관찰일지

병든 근원목 주변에서는 이상 징후가 오래 보였지만 장로들은 외부 개입과 혼란을 우려해 발설을 막았다. 병든 이들에게는 조용히 운명을 받아들이라는 말이 전달되었다. 대부분의 드라이어드들 또한 죽음을 기다리는 명단에 있었다.

예상 밖의 변화는 외부 인간이 남긴 세균류에서 시작되었다. 그것이 병에 영향을 주면서 현재 열린가지합창회장을 비롯한 일부 드라이어드들은 살아남았다. 이후 그들은 침묵을 평화와 같은 말로 취급하지 않게 되었고, 감춰진 갈등을 드러내는 일을 중시했다. 반대로 모든 진실을 가능한 한 빨리 공개하려는 태도가 준비되지 않은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 후대의 공식 기록과 개인 증언을 대조하기 위한 보조기록으로 보존됨.

ARC-P-10 북부 대설붕괴 자연재해 서리성벽군단

기록 출처 · 당시 산악관측소 교대근무자와의 대화

뭐야, 이거 취재하는 거냐? 아, 그래 말해주마, 이것만 마시고. 크어... 그래.... .....스무 해 전의 폭풍은 과거 표와 맞지 않았어. 전통적인 징후와 기록상 수치가 아직 위험선 아래라는 이유로 대피가 늦어졌지. 눈이 성벽보다 높아진 뒤에는 선택할 시간이 거의 남지 않았어.

현재 서리성벽군단장, 그래... 그때는 그냥 병사였지, 사격 실력이 조금 뛰어난. 큼, 어쨌든 그녀의 고향과 가족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죽었고, 어린 그녀는 한 노병에게 구조되었어. 그녀는 훗날 그 노병의 구식 저격총을 이어받았지. 사건 이후 서리성벽군단은 과거 기록을 버리지 않되 현장관측과 새 기술이 기록과 충돌할 때 현재의 신호를 더 무겁게 보는 방향으로 바뀌었어. 응? 물론 난 그 변화가 좋다고 생각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살아남았으니까. 이제 다 들었지? 나가, 한 잔 더 하게..

※ 후대의 공식 기록과 개인 증언을 대조하기 위한 보조기록으로 보존됨.

ARC-P-11 서리거인 대이주 서리거인 대이주

기록 출처 · 흐룽그옌손의 기록

빙하가 오래 갈라졌지만 장로들은 조상의 땅을 떠나는 일을 공동체의 소멸과 같다고 여겼다. 결국 붕괴가 시작되었고, 남은 어린 거인들은 젊은 서리거인들을 실질적으로 이끌던 아루닝그손의 인도로 아홉 해 전 프라그모를 향해 이동했다.

생존자들은 고향 대부분을 잃었지만 이름과 이야기, 의식과 기억을 함께 옮겼다. 아루닝그손은 영원을 한 장소의 보존이 아니라 의미가 끊기지 않는 상태로 이해하게 되었다. 다만 긴 시간을 기준으로 보는 그의 판단은 수명이 짧은 종족에게 필요한 즉각적 결정을 늦춘다는 평가도 받는다.

※ 후대의 공식 기록과 개인 증언을 대조하기 위한 보조기록으로 보존됨.

ARC-R-12 리벨리온 연구윤리 개혁 연구윤리 칠흑왕좌의회

기록 출처 · 초월재판정 법률주석 초고

생전의 구라방 폐하는 당시 법에 따라 환자들의 동의를 받아 위험 연구를 진행하던 네크로맨서를 처형했다. 절차와 조문은 적법했다. 그러나 연구자와 자료가 함께 사라지며 완성될 가능성이 있던 치료법도 사라졌다.

이후 치료받지 못해 죽은 환자들의 기록이 누적되자 그는 자신의 집행이 만든 결과까지 책임의 범위에 넣었다. 그는 스스로 언데드가 되어 오랜 시간 책임을 지기로 했고, 리벨리온의 연구법은 단순한 금지보다 당사자의 동의·통제·실패 시 책임주체를 명시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되었다.

※ 후대의 공식 기록과 개인 증언을 대조하기 위한 보조기록으로 보존됨.

ARC-K-13 까까몰리 위험항로 추락사고 항공사고 계약제도

기록 출처 · 사고조사위원 보조서기의 청문 메모

문제의 항로에는 위험한 기류가 있었지만 승객에게 제공된 설명은 짧고 모호했다. 사고 뒤 조합 측은 승객들이 스스로 항로를 선택하고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책임과 보상을 거부했다. 열 해 전 항로조합장의 부모도 그 비행에 타고 있었다.

청문 과정에서 “알지 못한 위험에 동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반복되었다. 이후 항로별 위험 사전공개, 설명의무, 설명을 들은 뒤의 계약철회권이 제도화되었다. 현재 천익항로조합이 계약문구보다 설명 과정 자체를 집요하게 관리하는 배경이 된 사건이다.

※ 후대의 공식 기록과 개인 증언을 대조하기 위한 보조기록으로 보존됨.

ARC-P-14 불멸기록원 기록변조 사건 기록윤리 불멸기록원

기록 출처 · 봉인 해제된 선임기록관의 감찰 메모

젊은 기록관 에리두는 억울하게 처벌받을 친구를 구하기 위해 공식 기록 속 이름 하나를 도술로 바꾸었다. 그 순간 그 친구는 기록에서 빠졌지만, 바뀐 이름이 가리킨 다른 무고한 가족에게 책임이 넘어갔다.

진실을 바로잡겠다는 수정이 또 다른 거짓과 피해자를 만든 셈이었다. 이후 그녀는 적법한 처벌을 받고, 기존 기록을 지우거나 덮어써 “올바른 기록”으로 만드는 일을 경계했다. 잘못된 기록이 존재했다는 사실도 남기고, 그 뒤에 정정과 새로운 증언을 덧붙이는 현재 불멸기록원의 원칙은 이 사건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다.

※ 후대의 공식 기록과 개인 증언을 대조하기 위한 보조기록으로 보존됨.

ARC-D-15 왕관평야 연속기근 국가재난 식량정책

기록 출처 · 왕실 곡물창고 정산기록과 지방 세무관들의 폐촌 보고서 대조본

첫해의 가뭄으로 황금강의 수위와 왕관평야의 수확량이 크게 떨어지자 당시 국왕은 굶주리는 백성을 살리기 위해 왕실 비축곡을 대규모로 방출했다. 그 결정으로 당장의 아사는 줄었으나 배급된 곡물에는 다음 파종기에 사용할 종자곡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이듬해에도 작황은 회복되지 않았다. 부족한 종자를 외부에서 사들이려 했으나 이미 곡물가격은 크게 올랐고 귀족들의 사유창고도 닫히기 시작했다. 두 번째 기근은 첫해보다 훨씬 커져 아사·대규모 이주·폭동과 마을 소멸로 이어졌다. 당시 어린 왕녀였던 하비엔 카마리앙 올든골드 델피로는 왕궁으로 쌓여 들어오는 사망자와 폐촌 기록을 직접 보았다.

첫해의 구호는 실제로 많은 사람을 살렸으며, 동시에 그 방식이 다음 해의 피해를 키웠다는 평가도 남아 있다. 훗날 제32대 여왕이 된 하비엔은 이 사건 이후 왕실 비축곡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모든 구호정책에 다음 계절의 재원·보급·파종계획과 다른 지역이 부담할 비용까지 함께 보고하도록 했다.

※ “창고를 열지 않았다면 첫해에 죽었고, 열었기 때문에 다음 해에 더 많이 죽었다”는 논쟁은 현재까지도 델피로 구호행정에서 반복 인용된다.

ARC-D-16 남부 유목민 오인 토벌 사건 군사사 정보조작

기록 출처 · 황금깃털기사단 내부자와의 대화

아, 그때의 사건 말입니까. ...델피로 남부에서 가축과 상단 물자, 국경창고의 곡물이 연이어 사라진 뒤 한 수인 유목집단이 범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제출된 장부에는 사라진 물자의 양과 유목민의 거래기록, 체류시기가 서로 맞아떨어졌고 저희는 그들이 무장하기 전에 제압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기사단은 새벽에 야영지를 포위했습니다. 언어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 유목민이 활을 들고 나타난 것을 시작으로 충돌이 벌어졌고, 전투준비가 되지 않았던 주민 다수가 부상하거나 희생되었습니다. 당시 저와 같은 신입기사였던 레이네 폰 아드리아노 역시 명령에 따라 전투에 참가했었습니다.

...하지만 몇 달 뒤 문제의 장부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사라진 곡물 일부는 다른 창고로 옮겨졌거나 관리와 상인의 거래에 사용되었으며, 유목민의 가축거래 기록도 서로 다른 장부를 억지로 연결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떠난 뒤 남은 방목지는 다른 이들에게 넘어갔습니다. 사건 전체가 처음부터 계획된 것인지는 끝내 확정되지 않았으나, 토벌당한 주민들이 장부에 기록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은 확인되었습니다.

이후 기사단 내부에서는 명령과 제출자료가 공식적이라는 이유만으로 현장 확인을 생략해도 되는가를 두고 오랜 논쟁이 이어졌습니다. 물론, 레이네 폰 아드리아노는 그 중에서도 강경파에 가까웠습니다. 지금의 그녀가 명령을 수행하는 기사에게도 판단과 확인의 책임이 남는다는 원칙을 강조하게 된 원인이 되었지요.

※ 당시 작전에 참여한 하급기사와 병사들의 법적 책임범위를 두고도 서로 다른 기록이 남아 있다.

ARC-D-17 홀리몰리 영지전과 영지 붕괴 변경사 귀족분쟁

기록 출처 · 전 홀리몰리 가문 소속의 사용인이었던 피난민과의 대화

...현재의 부러진깃발변경 일대에는 한때 홀리몰리 가문의 작은 영지가 존재했습죠. 분쟁은 경계석 하나에서 시작되었으나 방목지·수로사용권·조세와 오래된 계약문제로 확대되었고, 결국 인접 귀족가와의 무력충돌로 번졌었어요.

홀리몰리는 병력과 재정, 외부지원 모두에서 열세였고 몇 차례의 전투에서 연이어 패배했어요. 처음에 모았던 용병들 대부분은 계약종료와 함께 이탈하고 곡물도 부족해지면서 외성의 주민들은 영지 중심의 성으로 몰려들었습죠. 마지막 공격을 앞두고 당시 영주님은 성과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항전하기로 결정했었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죽으라는 말과 다름없었죠.

하지만, 그나마 영지민들을 생각하셨던 도련님은 영지민까지 성 안에 남겨 함께 죽게 할 수 없다고 판단해 명령을 어겼었습죠. 밤중에 남쪽 보급문을 열고 남은 수레와 식량을 모아 아이와 노인을 우선 피난시키고, 도련님 본인은 추격대와 맞서며 가장 뒤에서 철수했었어요. 그날 수백 명이 성 밖으로 빠져나왔습죠.

다음 날 본성은 함락되었고 상대 귀족의 깃발이 걸렸어요. 저를 포함해서 살아남은 주민들은 변경 여러 지역으로 흩어졌으며 옛 영지는 이후 반복된 영지재편 속에서 지도상의 이름까지 희미해졌습죠. 물론 ‘부러진깃발변경’에 남아 있는 폐성과 옛 홀리몰리 영지의 흔적은 남아있지만요.

※ 귀족가의 존속보다 주민의 생존을 우선한 헬드란의 행동은 탈영·명령불복종과 피난민 구조라는 상반된 평가로 기록되어 있다.

ARC-D-18 서부 몬스터 군집 토벌전 군사사 지휘체계

기록 출처 · 황금깃털기사단 서부전선 작전일지와 전후 훈련개편 검토서

델피로 서부 국경 인근에 대형 몬스터 군집이 나타나 주변 여러 마을을 위협하자 황금깃털기사단은 토벌과 민간인 피난로 확보를 동시에 수행했다. 당시 기사단장은 오스빌 폰 루인하버였다. 작전은 여러 날 이어졌지만 초반 전황은 성공적이었다.

몬스터의 주력은 밀려났고 민간인 대피도 대부분 완료되었다. 정예기사들은 주요 길목을 확보했으며 전투의 승패만 본다면 이미 기사단이 이긴 상황이었다. 그러나 넷째 날 남쪽 방면 지휘관이 중상을 입고 부지휘관까지 다른 전선에 묶이면서 짧은 지휘공백이 발생했다.

해당 구역에는 신입기사와 보조병력이 많았다. 이들은 대형·후송·교대신호·철수절차를 모두 교육받았으나 장기간의 피로와 장비손상 속에서 그것을 실제로 반복해본 경험이 부족했다. 교대가 늦어지고 전달자가 길을 잘못 들었으며 부상자 후송으로 생긴 빈자리를 각자가 다른 방식으로 메우려 하면서 대형과 명령전달이 연쇄적으로 흔들렸다. 몬스터 잔당은 그 틈을 파고들었다.

작전 전체로는 기사단의 승리였지만 이미 승패가 기울었다고 여겼던 시점 이후에 적지 않은 추가 희생이 발생했다. 전후 오스빌은 정예와 지휘관 개인의 능력에 지나치게 의존한 훈련체계를 문제로 보았고, 피로·부상·통신두절·지휘공백에서도 병사 개개인이 수행할 수 있는 기본동작과 조직적 반복훈련을 강화했다.

※ 이후 황금깃털기사단의 일부 훈련과정에는 “지휘관이 쓰러진 뒤에도 부대가 유지될 수 있는가”를 검증하는 항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ARC-PD-19 「산맥이 된 이들」 거인 유해 전승 고대사 거인족 전승

기록 출처 · 드워프 공방 계보석 탁본과 서리거인 장례가 구술본의 대조 기록

드워프 공방들의 가장 오래된 계보석에는 “거인이 누운 자리에서 첫 광맥이 열렸다”는 문장이 새겨져 있다. 드워프 장인들은 이것을 비유가 아니라 작업 기록으로 읽는다. 오래된 광산일수록 갱도가 척추처럼 길게 마디를 이루며 이어지고, 어떤 지층에서는 돌의 진동이 다른 바위보다 느리게, 마치 숨을 쉬듯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서리거인의 장례가는 같은 일을 다르게 전한다. 고대의 거인들은 맥류가 아직 제멋대로 넘치던 시대에 강의 방향과 땅의 높이를 몸으로 붙잡았고, 먼저 지친 이부터 차례로 누워 산이 되었다. 드워프 기록은 그것을 “선물”이라 부르고, 서리거인 구술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라 부른다. 거인은 죽은 뒤에도 땅을 붙잡고 있으며, 그 몸을 파내는 일은 붙잡은 손을 하나씩 떼어내는 일이라는 뜻이다.

불멸기록원은 두 전승 가운데 어느 쪽이 사실인지 판정하지 않았다. 다만 흑요장벽산맥과 서리성벽권의 몇몇 능선 암벽에서 거인족 장례 의식에 쓰이는 문양이 확인되었다는 현장 기록이 제2·5·9차 원정대 보고서에 반복해서 등장한다.

※ 최근 ‘거인 유해’를 광물자원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분쟁(ARC-DP-31)에서 양측 모두 이 기록을 근거로 인용하고 있다.

ARC-A-20 유리의 들판 - 드래곤 불간섭 전승 고대사 드래곤 전승

기록 출처 · 아슈카리 씨족 잔향가 채록본 / 제3차 원정대 남부 현장일지

남부의 노래에는 드래곤이 단 한 번 전쟁에 손을 댄 이야기가 남아 있다. 이름이 전해지지 않는 두 부족이 같은 강을 두고 싸웠고, 그 강을 아끼던 화룡 하나가 한쪽 군대를 불로 쓸어 전쟁을 끝냈다. 노래에 따르면 그날 이후 비가 그 땅을 피했고, 불탄 군대가 서 있던 들판은 유리처럼 굳어 지금의 유리불분지가 되었다.

노래는 이렇게 끝난다. “용이 한쪽을 고른 날, 하늘은 양쪽 모두를 버렸다.” 남부에서는 이것을 드래곤이 생명들의 싸움에 개입하지 않게 된 이유로 가르친다.

그러나 제3차 원정대가 남부에서 만난 한 화룡은 이 이야기에 짧게 답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건 너희의 노래다. 우리는 그렇게 배운 적이 없다.” 그 드래곤은 불간섭이 어떤 사건에서 얻은 교훈이 아니라 드래곤이라는 존재의 방식 자체라고 말했고, 유리불분지는 불과 별 맥류가 충돌하는 지형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원정대 기록관은 이렇게 적었다. “노래와 드래곤의 증언은 일치하지 않는다. 다만 분지의 유리층 아래에서 사람의 손으로 만든 화살촉이 다량 출토된 사실은 확인됨.”

※ 드래곤의 증언과 지성종의 전승 중 어느 쪽을 우선할지에 대해 기록원은 결론을 내리지 않고 두 기록을 나란히 보존한다.

ARC-PRS-21 별이 떨어진 밤 - 최초의 악마 확인 기록 외차원 악마 종족갈등

기록 출처 · 프라그모 천문관측소 야간관측 장부 / 세레이온 북부 교구 경고문 사본

약 삼백오십 년 전, 프라그모의 관측 장부에는 어느 겨울밤 북동쪽 하늘에서 ‘별 맥류가 거꾸로 흐른’ 기록이 남아 있다. 별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하늘의 한 점이 아래로 열렸다는 표현이다. 사흘 뒤 흑요장벽산맥 아래의 한 마을에서 누구의 언어로도 해석되지 않는 말을 하는 존재가 발견되었다. 그것은 이름 대신 자신이 무엇인지를 말했다. 기록관들이 훗날 겨우 옮겨 적은 단어는 ‘끝나지 않는 보복’에 가까운 뜻이었다.

이것이 불멸기록원이 확인한 가장 오래된 악마 기록이다. 문제는 그 뒤였다. 세레이온 북부 교구의 경고문은 “뿔과 역안을 가진 자를 경계하라”고 적었고, 이 문구는 외차원에서 온 악마와 엘다르에서 태어난 마족을 구분하지 않았다. 악마가 남긴 피해의 책임이 그 지역 흡혈귀와 반인반마 가족들에게 돌아갔고, 여러 마을에서 추방과 사형(私刑)이 이어졌다.

정작 그 악마는 몇 해 뒤 자취를 감췄다. 소멸했는지 떠났는지는 기록되지 않았다. 남은 것은 악마와 마족을 하나로 묶는 습관이었다. 리벨리온의 법률가들은 지금도 이 사건을 “한 존재의 행동이 한 종족 전체의 죄가 된 첫 기록”이라 부른다.

※ 세레이온 측은 해당 경고문이 교구의 독자 문서였을 뿐 교단의 공식 교리는 아니었다는 주석을 덧붙여 제출했다. 기록원은 원문과 주석을 함께 보존한다.

ARC-RS-22 흑요관문 행렬 - 금기의 시대와 리벨리온의 성립 건국사 금기의 시대 망명

기록 출처 · 세레이온 이단심문 기록의 ‘추방자 명부’ / 리벨리온 초월재판정 보관 ‘도착자 명부’

약 삼백 년 전, 지금 ‘금기의 시대’라 불리는 시기에 대륙 여러 나라는 죽음마법·혈액연구·영혼학을 잇달아 금지했다. 금지는 연구에서 끝나지 않았다. 언데드는 존재 자체가 위법이 되었고, 마족은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감시 대상이 되었으며, 금서를 지닌 학자들의 집과 공방이 불탔다.

세레이온 이단심문 기록에는 이 시기 흑요장벽 너머로 ‘추방된’ 자들의 명부가 있다. 리벨리온 초월재판정에는 같은 시기 흑요관문을 넘어 ‘도착한’ 자들의 명부가 있다. 두 명부를 대조하면 상당수의 이름이 겹친다. 한쪽은 내쫓았다고 쓰고, 다른 쪽은 스스로 걸어왔다고 쓴다. 한겨울 산맥을 넘던 행렬 중 많은 이가 관문에 닿지 못했는데, 그 죽음은 어느 명부에도 남지 않았다.

관문 너머에 모인 언데드·마족·망명학자들은 처음에는 국가가 아니라 ‘서로를 고발하지 않는다’는 약속으로 묶였다. 그러나 이웃 나라에 침공의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 초기 리벨리온은 오히려 죽음마법 일부를 스스로 금지했다. 망명자들의 나라가 망명의 원인이 된 법을 다시 세운 셈이다. 이 모순은 훗날 연구윤리 개혁(ARC-R-12)에 이르러서야 정면으로 다뤄졌다.

※ 두 명부 모두에서 누락된 사망자를 복원하는 작업은 현재도 불멸기록원과 초월재판정이 함께 진행 중이다.

ARC-A-23 카르하 우물 맹약 건국사 맹약 씨족

기록 출처 · 대모래맹약회의 맹약석 낭송문 / 맹약에 참여하지 않은 씨족들의 구전

안발룽에 고정된 수도가 없는 것은 첫 맹약이 도시가 아니라 우물 앞에서 맺어졌기 때문이다. 약 사백오십 년 전, 세 해 연속 비가 오지 않던 시기에 서로의 우물을 빼앗던 씨족들이 마지막으로 남은 오아시스 카르하에 모였다. 싸우면 이긴 쪽도 다음 여름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맹약석에 새겨진 첫 조항은 짧다. “물은 가장 강한 자가 아니라 가장 마른 자에게 먼저 간다. 강한 자는 그 순서를 지킨다.” 이 조항 때문에 안발룽에서 힘은 차지할 권리가 아니라 짐을 질 의무로 이해된다. 지금도 대모래맹약회의는 회의를 열기 전 공동 우물에서 가장 늦게 도착한 씨족이 먼저 물을 마시게 한다.

그러나 맹약 밖에 남은 씨족들의 구전은 다르다. 카르하에 늦게 도착한 작은 씨족 몇은 이미 정해진 순서와 몫을 통보받았을 뿐 발언권이 없었다는 것이다. ‘가장 마른 자’를 누가 정하는가라는 질문은 지금도 맹약회의 안에서 반복되며, 독립 씨족들이 맹약 밖에 머무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다.

※ 남부 구호 지연 참사(ARC-SA-02) 이후 이빨연맹은 이 첫 조항이 “국경 밖의 창고에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해석하며 곡물습격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ARC-KD-24 몰리코 채무선단 이탈 사건 건국사 계약 해방

기록 출처 · 칠중회랑 채권장부 ‘도주 채무자’ 항목 / 까까몰리 국제우편원 벽면의 ‘첫 승선자 명단’

까까몰리의 첫 주민 상당수는 델피로의 채무노동자였다. 당시 칠중회랑의 장기 채무계약은 갚는 속도보다 이자가 빨리 불어나도록 짜여 있었고, 빚은 자녀에게 상속되었다. 약 사백 년 전, 서쪽 군도로 향하던 채무자 운송선단이 항로를 벗어나 부유암반 사이로 사라졌다. 선원과 채무자들이 함께 배를 돌린 것이다.

델피로 장부에는 이 사건이 “집단 채무도주”로 적혀 있고, 사라진 배의 값과 미회수 채권액이 한 푼도 틀리지 않고 남아 있다. 까까몰리 우편원의 명단에는 같은 사람들이 “첫 승선자”로 적혀 있다. 그들은 몰리코에 닿은 뒤 가장 먼저 법 하나를 정했다. “누구에게나 떠날 권리가 있다.”

델피로는 오랫동안 까까몰리를 채무자의 은신처라 불렀고, 까까몰리는 델피로 상선을 받아들이면서도 자국 항구에서 채무노동 계약의 집행만은 끝까지 거부했다. 두 나라가 가장 긴밀한 거래 상대가 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 다만 떠날 자유를 세운 나라가 ‘알고 선택할 권리’까지 세우기까지는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ARC-K-13).

※ 칠중저울회는 당시 채무계약 다수가 오늘날 기준으로 무효라고 판단했으나, 미회수 채권 장부 자체는 폐기하지 않고 보존 중이다.

ARC-ALL-25 마른우물 초소 교전 - 「일곱 개의 진실」의 시작 국제사 원정대 창설

기록 출처 · 불멸기록원 창설 당시 수집된 일곱 국가 제출문서 중 교전 관련 발췌

약 백 년 전, 델피로 부러진깃발변경과 안발룽 북부 사이의 마른우물 초소에서 짧은 교전이 벌어졌다. 사망자는 기록에 따라 열한 명에서 열아홉 명까지 다르다. 델피로 보고서는 “안발룽 무장집단의 선제 사격”을, 안발룽 씨족 구술은 “변경군의 포위”를 적었다. 근처를 지나던 까까몰리 상인은 경고 사격이 먼저였다고 진술했고, 초소 인근 주민은 비명이 먼저였다고 말했다.

철수명령을 지닌 델피로 전령은 교전이 끝난 직후 초소에 도착했다고 진술했지만, 교전 중에 도착했다는 다른 병사의 진술과 엇갈린다. 전령이 지니고 있던 명령서의 시각 표기는 비에 젖어 읽을 수 없었다.

사건 자체보다 그 뒤가 컸다. 일곱 나라가 모두 경계를 강화했고, 모두가 방어일 뿐이라고 말했다. 불멸기록원은 일곱 나라의 보고서를 한자리에 놓고 읽은 뒤, 어느 하나를 판결하지 않고 직접 현장에 가기로 했다. 일곱 깃발 원정대의 첫 출발은 이 교전으로부터 두 해가 채 지나지 않아 이루어졌다.

※ “누가 먼저 무기를 들었는가”는 백 년이 지난 지금도 ‘확인 불가’로 분류되어 있다. 기록원장 에리두 김은 이 항목의 정정란을 비워 두라고 지시했다.

ARC-RP-26 제4차 원정대 단절 사건 원정대사 실종

기록 출처 · 제4차 원정대 귀환자 2인의 분리진술 / 절반만 남은 원정장부

제4차 원정대는 리벨리온 제9문환상지대를 지나던 중 공간 왜곡에 휘말렸다. 대원 여섯 명 가운데 두 명만 프라그모로 돌아왔다. 두 사람의 진술은 처음부터 맞지 않았다. 한 사람은 사흘 동안 길을 잃었다고 했고, 다른 한 사람은 넉 달이 지났다고 했다. 그들이 들고 온 원정장부는 정확히 절반에서 끊겨 있었고, 마지막 문장은 기록관이 아닌 다른 대원의 필체였다.

일부 국가는 리벨리온이 조사를 막으려고 원정대를 왜곡지대로 유도했다고 의심했다. 리벨리온은 해당 구역이 이미 위험지역으로 고지되어 있었다고 반박했다. 원정대가 왜 그 길을 택했는지 증언할 수 있는 사람은 돌아오지 못한 네 명뿐이었다.

이 사건 이후 원정대에는 두 가지 규칙이 생겼다. 하나, 원정 기록은 반드시 두 벌 이상 작성해 서로 다른 대원이 나누어 지닌다. 둘, 위험지역 통과를 결정할 때는 그 이유를 결정 직전에 기록한다. 결과를 안 뒤에 적는 이유는 쉽게 변명이 되기 때문이다.

※ 실종 대원 네 명의 이름은 불멸기록원 출입문 안쪽에 새겨져 있으며, 사망이 아니라 ‘귀환 미확인’으로 분류되어 있다.

ARC-DPK-27 제7차 원정기록 선유출 사건 원정대사 정보독점 기록윤리

기록 출처 · 불멸기록원 내부 감찰보고 / 세프타 곡물선물시장 당일 거래기록

제7차 원정 기록은 공개 예정일 닷새 전, 델피로 세프타의 한 대상단에 먼저 흘러 들어갔다. 보고서에는 남부 몇몇 지역의 다음 해 작황 악화 전망과 아르카대하 일부 구간의 수운 위험이 담겨 있었다. 그 상단은 공개 전에 곡물과 운송계약을 대량으로 사들였고, 공개 당일 시장이 요동치자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

감찰 결과 유출은 기록원 내부가 아니라 사본을 수송하던 까까몰리 우편선 승무원 한 명에게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까까몰리 측은 봉인 절차를 설계한 것이 기록원이라고 맞섰고, 델피로 왕실은 상단을 처벌하면서도 “공개 전 정보로 거래한 행위를 처벌할 법이 당시에는 없었다”는 칠중저울회 의견서 때문에 재산 몰수까지는 하지 못했다.

이 사건으로 ‘같은 내용, 같은 날 공개’ 원칙은 처음으로 구체적인 절차를 갖게 되었다. 지금의 원정 기록은 일곱 사본이 각기 다른 경로로 운송되고, 일곱 수도에서 같은 시각에 봉인을 뜯는다. 그 자리에는 반드시 다른 나라의 참관인이 선다.

※ 당시 차익을 남긴 상단은 지금도 칠중회랑에서 영업 중이다. 기록원은 그 상단의 이름을 기록에서 지우지 않았다.

ARC-L-28 루크스의 숲 기생덩굴 소각 재난 드라이어드 합의정치

기록 출처 · 소각지 인근 생존 드라이어드의 구술 (열린가지합창회 채록본)

저층림에서 시작된 기생덩굴은 뿌리망을 타고 번지며 맥류를 새어 나가게 했다. 엘프 측 기록은 그 기원을 외부 교역품에 섞여 들어온 씨앗으로 보지만, 드라이어드 사이에는 숲이 오래 앓던 병이 겉으로 드러났을 뿐이라는 말도 있다. 열두뿌리회의는 감염 구역 소각을 결정했고, 당시 젊은 조율자였던 에피르타 윈드시드가 봉쇄선과 정화의 불을 맡았다.

구술자는 이렇게 말한다. “불은 정확했어요. 병든 것만 태웠죠. 그런데 우리는 나무와 생명을 나누어 가진 존재예요. 병든 나무와 결속한 이는 같이 병든 거고, 같이 태워진 거예요.” 결속한 나무를 떠나지 않은 드라이어드 몇이 불 속에서 사라졌다. 회의에서 “전체에 우리도 포함되어 있었나요?”라고 물었던 실라엔이 그 뒤 어떻게 되었는지는 구술자가 끝내 말하지 않았다.

확산은 그날 멈췄다. 숲 중심부가 살아남았다는 사실도, 그 결정이 누군가에게는 세계의 끝이었다는 사실도 함께 기록되어 있다. 이후 레흐니티에서는 결정에 동의하지 않은 이의 이름도 결정문에 함께 남기는 관행이 생겼고, 엘프가 드라이어드의 의사를 대신 말해 온 문제는 이 사건을 기점으로 공개 의제가 되었다.

※ 열두뿌리회의 공식 기록에는 이 사건이 “루크스 숲 정화”로, 열린가지합창회 채록본에는 “루크스의 화장(火葬)”으로 적혀 있다.

ARC-S-29 린가트 해룡 사당 사건 드래곤 신앙 오해

기록 출처 · 린가트 어촌 노인회 구술 / 세레이온 해안교구 순찰기록

사십여 년 전 큰 폭풍이 린가트 앞바다를 덮쳤을 때, 바다 한가운데서 해룡 하나가 떠오르더니 곧 파도가 잦아들었다. 어부들은 해룡이 자신들을 구했다고 믿었다. 해안에 작은 사당이 세워졌고, 출항 전 해룡에게 생선을 바치는 풍습이 생겼다. 일부 사제는 그 해룡을 세리아의 사자로 해석하기도 했다.

몇 해 뒤 더 큰 폭풍이 왔다. 어부들은 사당에 제물을 쌓고 기다렸지만 해룡은 나타나지 않았고, 배 아홉 척이 돌아오지 못했다. 분노한 마을 사람들은 사당을 부쉈다. 한동안 해룡이 ‘제물이 부족해 벌을 내렸다’는 소문과 ‘세레이온을 버렸다’는 소문이 함께 돌았다.

해안교구 순찰기록에는 그 뒤 한 해룡이 사람의 모습으로 해변에 나타나 짧게 말한 내용이 적혀 있다. “처음 폭풍 때는 바다가 쉬어야 했고, 두 번째 폭풍은 바다에 필요했어. 너희를 위해 한 것도, 너희 때문에 하지 않은 것도 없어.” 마을 사람 대부분은 그 말을 위로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지금 린가트에는 사당 대신, 돌아오지 못한 어부들의 이름을 새긴 등대가 서 있다.

※ 세레이온 교단은 이후 해안 교구에 “드래곤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지침을 내렸다. 그래도 어부들 사이에는 출항 전 바다에 생선 한 마리를 던지는 습관이 남아 있다.

ARC-D-30 도깨비 다리 내기 소송 법제사 도깨비 계약

기록 출처 · 칠중저울회 판례집 「내기와 계약의 경계」 편

약 삼십 년 전, 황금강 지류의 한 마을 촌장이 추수 잔치에 끼어든 도깨비와 씨름 내기를 했다. 촌장은 술김에 “지면 마을 다리를 주겠다”고 말했고, 졌다. 이튿날 아침 다리는 그대로 서 있었지만 마을 사람 누구도 건널 수 없었다. 발을 올리면 다리가 반대편 강둑으로 슬쩍 옮겨 갔다. 도깨비만은 자유롭게 건넜다.

마을은 칠중저울회에 소송을 냈다. 쟁점은 하나였다. 도깨비와의 내기는 계약인가. 촌장에게는 마을 공동재산을 걸 권한이 없었으므로 무효라는 주장과, 도깨비에게 내기는 맥류에 새겨지는 약속이라 인간의 법으로 무를 수 없다는 주장이 맞섰다. 법정에 나온 도깨비가 “그럼 촌장이 이겼으면 나는 무엇을 줬어야 하느냐”고 묻자, 재판관들은 한참 동안 답하지 못했다.

판결은 기묘한 절충이었다. 칠중저울회는 내기의 효력을 인정하되 촌장 개인이 걸 수 있었던 몫만큼으로 제한했다. 도깨비는 그 판결이 공정해서 마음에 든다며 다리를 절반만 돌려주었다. 지금 그 마을 사람들은 홀숫날에만 다리를 건넌다.

※ 이 판례 이후 델피로의 계약서 일부에는 “본 계약은 내기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관습처럼 들어간다. 실제로 효력이 있는지는 아직 시험된 적이 없다.

ARC-DP-31 잿빛척추 광맥 분쟁 현재진행 거인 유해 자원

기록 출처 · 델피로 북부 광산조합 채굴허가 신청서 / 서리거인 장로들의 항의서 / 드워프 공방연합 내부 투표기록

세 해 전, 델피로 북부와 프라그모 서리성벽권 사이의 산악지대에서 새 광맥이 발견되었다. 광석은 일반 철광보다 단단하고 맥류를 오래 머금으며, 가공하면 열과 충격을 함께 견디는 금속이 된다. 채굴을 맡은 드워프 장인들은 갱도를 따라갈수록 광맥이 척추뼈처럼 마디를 이루며 이어진다고 보고했다. 광부들은 그곳을 ‘잿빛척추’라 부르기 시작했다.

프라그모의 서리거인들은 그것이 거인의 유해라며 채굴 중단을 요구했다. 델피로 광산조합은 수천 년 된 유해는 이미 지형이며 산맥을 캐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맞섰다. 가장 깊게 갈라진 것은 드워프였다. 공방연합 투표는 근소한 차이로 채굴 계속으로 결론났지만, 반대한 공방 몇 곳은 자기 계보석에 “우리는 첫 광맥을 준 이의 몸을 팔지 않는다”고 새기고 작업에서 빠졌다.

현재 잿빛척추의 금속은 이미 기사단 장비와 비행선 골조의 시험재료로 팔려 나가고 있다. 채굴 구간 주변에서는 지반의 미세한 진동과 냉기 맥류의 흐름 변화가 보고되었으나, 그것이 채굴 때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이번 일곱 깃발 원정대의 북부 경로에 포함된 현장이다. 거인 유해를 ‘자원’으로 볼지 ‘묘지’로 볼지를 대륙 차원에서 처음 묻는 사건이 될 가능성이 있다.

ARC-RDS-32 트롤 재생핵 청문 현재진행 트롤 생명윤리

기록 출처 · 리벨리온 초월재판정 청문 속기록 (청문 41일째 분량 발췌)

몇 해 전부터 세레이온과 델피로 시장에 ‘재생연고’라는 고가의 치료제가 돌기 시작했다. 깊은 상처도 흉 없이 아물게 한다는 이 약의 원료는 트롤의 재생핵에서 떼어 낸 조직이었다. 제조는 리벨리온 연구 허가를 받은 한 연구자가 델피로 상단의 자금으로 제9문환상지대 외곽에서 진행했고, 조직을 제공한 트롤들의 동의서도 모두 갖춰져 있었다.

문제는 동의서가 만들어진 방식이었다. 연구자는 위험과 대가를 빠짐없이 설명했다고 했다. 트롤 측 대리인은 그 설명이 인간의 말 속도로 하루 만에 끝났다고 반박했다. 트롤은 생각과 말이 느릴 뿐 지능이 낮지 않으며, 들은 것을 이해하고 대답하기까지 인간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 동의서에 손바닥 도장을 찍은 트롤 가운데 몇은 지금도 “아직 대답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초월재판정은 이례적으로 청문 전체를 트롤의 말 속도에 맞춰 진행하기로 했다. 한 명의 증언에만 열흘이 걸렸고, 청문은 마흔 날을 넘겼다. 세레이온은 리벨리온의 연구 허가 체계 자체를 문제 삼고, 리벨리온은 동의서를 요구했다는 것 자체가 자국 법이 작동한 증거라고 말하며, 델피로 상단은 판결 전까지 판매를 멈출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 판결은 아직 나지 않았다. 조직을 떼어 낸 트롤들의 재생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는 보고가 최근 추가로 제출되었다.

ARC-KL-33 봉인풍로 논쟁 현재진행 정령 기술

기록 출처 · 천익항로조합 기술위원회 회의록 / 열두뿌리회의 항의서한

바람 맥류가 끊기는 무풍해협은 오랫동안 비행선이 건널 수 없는 바다였다. 몇 해 전 까까몰리의 한 조선소가 이 문제를 풀었다. 아직 이름을 얻지 못한 어린 바람 정령을 수정 용기에 봉인해 기관에 넣으면, 정령이 빠져나가려고 일으키는 회오리가 바람 없는 바다에서도 배를 밀어 준다. 이 장치를 ‘봉인풍로’라 부른다.

조선소의 논리는 기존 정의에 기대고 있다. 정령은 이름을 얻고 계약과 선택을 이해할 때 지성종으로 인정되므로, 이름 없는 정령은 바람과 같은 자원이라는 것이다. 레흐니티는 정반대로 본다. 이름은 시간이 지나면 얻는 것이고, 봉인은 정령이 이름을 얻을 시간 자체를 빼앗는 일이라는 것이다. 열두뿌리회의는 “아이가 아직 말을 못 한다고 해서 사람이 아닌 것은 아니다”라는 서한을 보냈다.

천익항로조합 안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봉인풍로를 단 배가 무풍해협의 자유항 네모라와 난민항에 처음으로 의약품과 식량을 정기 운송하고 있고, 그 항로 덕분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다. 동시에 수명을 다한 봉인 용기 안에서 정령이 흩어지지 못하고 굳어 버린 사례도 보고되었다. 기술위원회는 위험 공개 원칙에 따라 이 보고를 숨기지 않았지만, 봉인풍로 사용을 금지하지도 않았다.

※ 레흐니티는 봉인풍로를 단 비행선의 숲 상공 통과를 금지했다. 그 때문에 일부 구호 항로가 더 길어졌다.

ARC-PLS-34 아르카대하 수위 기록 불일치 현재진행 맥류이상 수운

기록 출처 · 프라그모 빙하관측소 · 레흐니티 수문지기 · 세레이온 하구 수문청의 연간 수위표 대조

아르카대하는 프라그모의 빙하에서 시작해 레흐니티를 지나 세레이온 동해로 흐른다. 지난 다섯 해 동안 세 나라가 각자 측정한 수위표를 나란히 놓으면 맞지 않는 곳이 생긴다. 프라그모는 빙하 유출량이 늘었다고 기록했고, 세레이온 하구는 오히려 수량이 줄었다고 기록했다. 그 사이 레흐니티 구간의 기록은 ‘정상’이다.

늘어난 물은 어디로 갔는가. 세레이온은 레흐니티가 숲과 근원목을 위해 물길을 돌리고 있다고 의심하고, 레흐니티는 세레이온 상류 곡창지대의 관개 확장을 의심한다. 프라그모는 자신들의 관측이 정확하다는 것만 말할 뿐 해석은 거부하고 있다. 서리거인들은 빙하 아래에서 물이 ‘다른 길’로 흐르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하지만, 그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는 아무도 확인하지 못했다.

약 백 년 전 「일곱 개의 진실」 당시에도 프라그모는 아르카대하 상류의 빙하 유출량이 달라졌다고 보고한 적이 있다. 그때 그 보고는 곡물 비축을 정당화하는 핑계로 읽혔다.

※ 이번 원정대의 기록 과제 중 하나다. 세 나라 모두 상대국 관측소에 자국 관리를 들이는 것은 거부했지만, 일곱 깃발 원정대의 측정은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ARC-L-35 레흐나리에의 첫 노래 - 레흐니티의 기원 건국사 태고 엘프

기록 출처 · 열두뿌리회의 낭송본 「첫 노래」 / 노래하는수관지대 드라이어드 구전 / 요정들의 이름 목록 대조

레흐니티에는 건국 연도가 없다. 엘프의 낭송본은 “숲이 아직 서로의 이름을 몰랐을 때”로 시작한다. 그때 맥류는 뿌리마다 제각기 흘렀고, 정령과 짐승과 나무는 같은 땅에 살면서도 서로의 흐름을 침범했다. 태초의 엘프 레흐나리에는 근원목 아래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를 숲의 흐름에 맞추는 노래, 곧 조율을 불렀다고 전해진다.

낭송본에 따르면 레흐나리에는 노래를 마친 뒤 근원목의 열두 뿌리 앞에 서로 다른 존재를 하나씩 앉히고, 어떤 결정도 열두 뿌리가 모두 들은 뒤에 내리라고 말했다. 열두뿌리회의라는 이름과 ‘모두가 감당할 수 없는 결정은 아직 완성된 결정이 아니다’라는 원칙이 이 대목에서 나왔다. 나라 이름 레흐니티 역시 ‘레흐나리에가 노래한 곳’이라는 옛말에서 왔다고 해석된다.

그러나 드라이어드의 구전은 순서가 반대다. 숲이 먼저 노래했고, 레흐나리에는 그 노래를 처음으로 ‘알아들은’ 엘프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요정들의 이름 목록에는 레흐나리에보다 앞선 이름이 여럿 남아 있지만, 그 이름의 주인이 누구였는지는 요정들 자신도 설명하지 못한다. 열두 뿌리 앞에 앉았던 이들 가운데 드라이어드가 몇이었는지도 판본마다 다르다.

※ 엘프가 드라이어드를 대신해 말해 온 관행이 건국 서사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를 두고, 열린가지합창회는 이 낭송본의 개정 공청회를 여러 차례 요구해 왔다.

ARC-D-36 황금왕 크라인벨 - 델피로의 건국 건국사 영웅서사 노예제

기록 출처 · 베스트셀러 『황금왕 크라인벨전』 / 아우렐리아 왕실 연대기 첫 권 / 황금강 상류 광산 장부 단편의 대조

약 칠백 년 전, 황금강 상류의 광산에는 쇠사슬에 묶여 금을 캐는 노예들이 있었다. 『황금왕 크라인벨전』은 그중 한 소년이 갱도 붕괴 속에서 동료들을 끌어내고, 감독관의 장부를 훔쳐 글과 셈을 익히고, 탈출 노예와 몰락 기사와 떠돌이 상인을 모아 광산주들의 영지를 하나씩 무너뜨린 이야기다. 그가 아우렐리아에서 첫 왕관을 쓰며 했다는 말, “황금은 캐는 자의 것이다”는 지금도 델피로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문장이다.

이 서사는 칠백 년 동안 수십 번 다시 쓰였고, 지금도 해마다 새 판본이 서점의 가장 좋은 자리에 놓인다. 아이들은 크라인벨 놀이를 하고, 상인들은 가게를 열 때 그의 초상을 건다. 현재의 여왕 하비엔은 그로부터 이어진 제32대 군주다.

불멸기록원이 대조한 광산 장부 단편과 왕실 연대기 첫 권은 서사와 몇 군데가 다르다. 크라인벨은 함께 싸운 동료들을 해방했지만 노예제 자체를 없애지는 않았고, 무너뜨린 광산주들의 노예는 새 왕국의 ‘전쟁 배상’으로 다시 분배되었다. “황금은 캐는 자의 것이다”라는 문장도 연대기 첫 권에는 “황금은 쥔 자의 것이다”로 적혀 있다. 어느 쪽이 실제 발언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 노예 출신의 왕이 세운 나라에서 노예시장이 그 뒤로도 오랫동안 문을 닫지 않았다는 사실은, 델피로 안팎에서 가장 오래된 논쟁 가운데 하나다(ARC-DR-39).

ARC-P-37 김민준과 눈의 성벽 - 프라그모의 건국 건국사 영웅서사 이세계

기록 출처 · 프라그모 시청 지하 보관 「초대 시장 일지」 / 서리성벽군단 행군가 / 불멸기록원 구술 채록

약 육백 년 전, 북방의 빙원에는 도시가 없었다. 흩어진 사냥꾼 마을과 광부 숙영지가 겨울마다 눈에 묻혔다가, 봄이 오면 몇 집이 줄어든 채 다시 나타났다. 전승에 따르면 어느 겨울 마을 사람들이 눈보라 속에서 낯선 옷을 입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젊은 인간 하나를 발견했다. 그는 자신이 ‘지구’라는 세계의 ‘서울’에서 왔으며 이름은 김민준이라고 했다. 어떻게 왔는지는 끝까지 설명하지 못했다.

김민준은 마법을 거의 쓰지 못했지만 숫자와 기록에 집요했다. 눈이 내린 날과 적설량, 사망자의 이름과 원인, 연료가 바닥난 날을 매일 적었고, 그 기록을 근거로 흩어진 마을들을 한곳에 모아 첫 방벽을 세웠다. 첫 겨울의 서리성벽은 돌이 아니라 눈을 다져 쌓은 벽이었다고 한다. 그는 프라그모의 초대 시장이자 초대 서리성벽군단장이 되었고, 군단은 지금도 그가 가르쳤다는 ‘낯선 박자’의 행군가를 부른다.

그에게는 엘다르에 피붙이가 없었다. 대신 첫 겨울에 자신을 눈 속에서 끌어낸 도깨비 사냥꾼과 의형제를 맺었고, 그 집안은 감사의 뜻으로 ‘김’이라는 성을 이어 쓰기 시작했다. 현재의 불멸기록원장 에리두 김은 이 방계의 후손이다. 김민준은 인간답게 늙어 죽었고, 그의 무덤은 지금도 영원도시 내환의 첫 성벽 자리에 있다.

※ 「초대 시장 일지」의 상당 부분은 엘다르의 어떤 문자로도 읽히지 않는 ‘지구 문자’로 쓰여 있다(ARC-P-40).

ARC-S-38 열세 꽃잎의 서약 - 세레이온의 건국 건국사 신앙 치유

기록 출처 · 세리아 대성전 「꽃잎 서약문」 / 프라그모 관측소의 같은 해 기상 기록 / 아르카대하 하류 어촌 구전

약 오백오십 년 전, 아르카대하 하류의 평야는 해마다 범람과 역병이 번갈아 찾아오는 땅이었다. 세레이온의 서약문에 따르면 가장 큰 역병이 돌던 해 봄, 열세 명의 치유사가 범람원 한가운데 언덕에 모여 생명의 여신 세리아에게 맹세했다. “우리는 살릴 이를 고르지 않는다. 고를 수밖에 없을 때는 그 고름의 무게를 함께 진다.” 그날 밤 언덕의 마른 땅에 흰 백합이 피었고, 그 언덕이 지금의 성도 세리아가 되었다고 한다.

열세 치유사는 범람이 닿지 않는 언덕에 곡물창고와 치유원을 세우고, 물이 빠진 뒤의 흙에 씨를 뿌리는 법을 가르쳤다. 첫 교황의 자리는 열세 명이 돌아가며 맡았으며, 지금의 열세꽃잎성좌회는 그 열세 자리에서 이름을 이어받았다. 세레이온이 곡창과 치유의 나라가 된 출발점이다.

프라그모 관측소의 같은 해 기록에는 아르카대하 하류에 이례적으로 이른 봄 가뭄이 들었다고 적혀 있다. 범람원의 물이 유난히 빨리 빠졌다는 뜻이다. 교단은 이를 세리아의 응답으로, 기록원은 기상 현상으로 기록한다. 하류 어촌의 구전에는 열세 치유사가 언덕에 오르기 전 마지막까지 범람원에 남아 환자를 옮긴 ‘열네 번째 사람’이 있었다고 전하지만, 서약문에는 그 이름이 없다.

※ “고름의 무게를 함께 진다”는 첫 서약은 훗날 대봉쇄(ARC-S-06)와 남부 구호 지연 참사(ARC-SA-02)를 비판하는 쪽과 옹호하는 쪽 모두가 인용하는 문장이 되었다.

ARC-DR-39 『황금왕 크라인벨전』 개정판 소동 출판 노예제 마족

기록 출처 · 세프타 칠중회랑 뒷골목 헌책방 주인과의 대화

크라인벨전 말이오? 우리 가게엔 두 가지 다 있소. 저 위 칸이 ‘캐지 못한 자들’이 들어간 판이고, 이 아래 칸이 옛날 판. ...몇 해 전에 어느 출판사가 그 장을 넣어 냈을 땐 난리도 아니었지. 첫 달엔 없어서 못 팔았소. 크라인벨이 풀어 주지 않은 노예들, 그 자식들은 다 어디로 갔느냐. 기록원 공개 문서를 그대로 옮겼다더군. 다들 그게 궁금했던 거요.

그다음 달엔 귀족 나리들이 불매하자고 들고일어났고, 큰 서점들은 슬그머니 그 판을 치웠지. 그런데 웃긴 게 뭔지 아시오? 리벨리온의 단절의 뿔인가 하는 데서 그 장만 따로 찍어 망명자들한테 나눠 줬다오. 표지에 이렇게 적어서. ‘황금은 캐는 자의 것이라 했다. 그렇다면 우리를 캐낸 자는 누구였는가.’ ...나도 한 장 얻어서 계산대 밑에 붙여 놨소.

칠중저울회는 금지 청구를 기각했지. 판결문에 그런 말이 있었소. 건국 이야기는 나라 것도 아니고, 지워진 사람들만의 것도 아니고, 읽는 사람 모두의 것이라고. 그래서 나는 둘 다 팔아요. 손님이 고르게. 어느 해는 옛날 판이 잘 나가고, 어느 해는 새 판이 잘 나가. 요즘은 둘 다 사 가는 손님이 제일 많소. 하비엔 폐하도 그러셨다던데... 뭐, 소문이지.

※ 왕실은 이 논쟁에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여왕이 두 판본을 모두 구입했다는 이야기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 분류되어 있다.

ARC-P-40 「초대 시장 일지」 해독 논쟁 외차원 기록윤리 악마

기록 출처 · 불멸기록원 운영회의 비공개 의사록 (봉인 해제분)

김민준의 일지는 엘다르 문자와 ‘지구 문자’가 섞여 쓰였다. 엘다르 문자로 쓰인 부분은 날씨와 배급 기록이 대부분이고, 지구 문자로 쓰인 부분에는 그가 끝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육백 년 동안 수많은 학자가 매달렸지만, 반복되는 기호 몇 개의 소리를 겨우 짐작했을 뿐이다.

문제는 그 문자를 읽을 수 있는 존재가 엘다르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악마는 지구에서 쌓인 개념이 자아를 얻은 존재이고, 그중 일부는 지구의 말과 글을 안다. 수십 년 전 한 악마가 대가 없이 일지를 번역해 주겠다고 제안하자 기록원은 둘로 갈라졌다. 외차원 존재의 번역을 원문과 같은 무게로 남길 수 있는가. 번역자가 무엇을 빼거나 더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지 않은가. 반대로, 읽을 길이 있는데 읽지 않는 것 역시 기록의 포기가 아닌가.

결론은 지금도 ‘보류’다. 기록원장 에리두 김은 회의 끝에 이렇게 적었다고 한다. “그분은 이걸 다른 세계의 글자로 썼어. 아무도 못 읽게 하려고 그랬을 수도 있고, 고향 말로밖에 쓸 수 없는 이야기였을 수도 있지. 어느 쪽인지 모르니까, 일단은 그분 편에서 기다릴게.” 일지 원본은 지금도 시청 지하의 냉기 봉인 아래 보관되어 있다.

※ 번역을 제안한 악마가 누구였는지는 기록되지 않았다. 의사록에는 ‘붉은 머리의 상인’이라는 묘사만 남아 있다.

ARC-SR-41 두 번째 장례 - 언데드 시민권 분쟁 언데드 시민권 종교

기록 출처 · 세레이온-리벨리온 국경 검문소에서 퇴직한 경비병과의 대화

그 곡물상 일이요? 잊을 수가 없죠. 이십 년쯤 됐나... 장례까지 다 치른 양반이 석 달 뒤에 리벨리온에서 편지를 보냈대요. 언데드로 깨어났다고요. 살아 있을 때 그쪽 연구자랑 동의서를 써 뒀다나 봐요. 집이랑 창고, 무엇보다 아내를 다시 보고 싶다고 적혀 있었대요.

그런데 법이 묘하게 됐어요. 우리 교구 법정은 그 사람은 이미 세리아님 품으로 갔다, 장례가 끝났으니 재산은 상속자 거다, 그랬고요. 리벨리온 재판정은 아니다, 우리 시민이다, 본인이 동의해서 존재를 이어 가는 거다, 그랬죠. 한 사람이 이쪽에선 죽은 사람이고 저쪽에선 산 사람이 된 거예요. 그 사이에 서 있던 게 바로 우리 검문소였고요.

결국 그 양반이 검문소까지 왔어요. 가족은 이쪽에, 그 사람은 저쪽에. 아내분은 단번에 알아보시더라고요. 한참을 우셨어요. 아들은... 끝까지 얼굴을 안 보더군요. 땅만 봤어요. 그 양반은 재산 하나 못 돌려받고 돌아갔죠. 그 뒤로 우리 동네 몇 군데선 장례를 두 번 치러요. 처음엔 몸을 보내고, 두 번째엔 혹시 돌아올지도 모르는 이름을 보내는 거래요. 저요? 저도 우리 어머니 때 두 번 했습니다.

※ 두 나라 사이에는 언데드의 국적과 재산권을 정한 협정이 아직 없다. 이번 원정대에 리벨리온 출신이 없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이 사건을 꼽는 사람도 있다.

ARC-D-42 칠중회랑 빈 창고 판결 - 고블린의 소유권 법제사 고블린 소유권

기록 출처 · 칠중회랑 창고 지하에 사는 고블린 노인과의 대화

흐흥, 그 창고? 바로 여기요. 지금 당신이 깔고 앉은 그 상자, 사십 년 전에 내가 주워 온 거라오. 그때 이 창고는 소송 때문에 열한 해째 비어 있었지. 지붕은 새고, 쥐가 사람보다 많았소. 우리 고블린한테는 말이오, 아무도 안 쓰는 건 아무의 것도 아닌 거요. 그래서 들어와 살았지. 일곱 집이.

지붕 고치고, 쥐 쫓고, 배수로 파고, 작은 시장도 열었소. 그런데 어느 날 상단 사람들이 서류를 들고 와서는 무단 점유라는 거요. 아니, 열한 해 동안 이 창고를 살려 놓은 게 누군데? 장부에 이름 적힌 사람이오, 손에 굳은살 박힌 우리요? 그래서 칠중저울회까지 갔지.

판결? 반은 이기고 반은 졌소. 창고는 상단 거래. 대신 우리가 들인 품삯이랑 고친 값을 상단이 물어 주라고. 상단은 돈 내기가 싫었던지 지하를 싸게 빌려주겠다더군. 그래서 아직 여기 있는 거요. 그 뒤로 이 동네엔 규칙이 하나 생겼소. 오래 비운 창고에 우리 ‘사용 중’ 표식이 붙어 있으면, 주인이라도 들어오기 전에 문부터 두드리는 거. ...당신도 아까 두드렸지? 잘했소.

※ 이 판례는 델피로 법정이 ‘사용하는 자의 몫’을 처음으로 계산에 넣은 사례로, 빈손의형제단 같은 조직이 지금도 자주 인용한다.

ARC-A-43 작은 형제의 행군 오크 종족관계 전승

기록 출처 · 남부 오크 씨족 장로와의 대화 (성년식 전날 밤)

기록관, 너도 인간이구나. 작은 형제. 왜 그렇게 부르는지 묻고 싶은 얼굴이로군. 좋다. 내일 우리 아이들이 성년식에서 외울 이야기니 오늘 너에게 먼저 들려주지. ...카르하 맹약보다 조금 앞선, 비가 오지 않던 해였다. 우리 조상들과 인간 유목민들이 같은 마지막 우물을 향해 사막을 건넜다. 우리는 다리가 길었고, 인간들에겐 물 냄새를 맡는 개와 길을 아는 노인이 있었다.

우리는 먼저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걸음을 늦추고 인간들의 노인과 아이를 등에 업었다. 인간들은 밤마다 개를 풀어 모래 밑 물줄기를 찾아서 우리에게 먼저 마시게 했다. 열이레. 함께 우물에 닿았을 때 우리 족장이 자기보다 머리 둘은 작은 인간 길잡이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 ‘너는 나와 같은 사막을 건넜다.’ 그날부터 형제다. 피가 아니라 함께 건넌 사막이 형제를 정한다.

작다는 건 깔보는 말이 아니다. 나중에 태어난 형제라는 뜻이다. ...뭐? 인간 쪽 이야기는 반대라고? 물을 먼저 마신 게 우리였다고? 크하하! 그래, 그쪽 노인들도 그렇게 말하더군. 서로 상대가 먼저 양보했다고 우기는 거다. 형제끼리는 원래 그런 걸로 싸우는 법이다, 작은 형제.

※ 카르하 맹약석 뒷면에는 오크와 인간의 손바닥 자국이 나란히 새겨져 있으며, 맹약회의는 이것을 ‘첫 형제의 손’이라 부른다.

ARC-R-44 회흔구의 형성 망명 마족 도시사

기록 출처 · 회흔구 공동부엌의 화덕지기와의 대화

앉아요, 일단 먹고. 여기선 누가 와도 밥부터예요. ...처음 왔을 땐 여기 아무것도 없었어요. 버려진 채석장 비탈뿐이었죠. 델피로에서, 세레이온에서, 계약서 들고 쫓아오는 사람들을 피해 관문을 넘어온 우리 같은 것들이 제일 먼저 닿는 데가 여기였어요. 동굴에서 살았고, 다음에 올 사람들 보라고 입구에 등불을 걸었어요.

회흔이 왜 회흔이냐고요? 재의 흔적이요. 넘어오자마자 낙인이나 계약 문신을 불로 지우던 사람이 많았거든요. 아, 근데 저쪽 할머니들은 이 화덕이 한 번도 안 꺼져서 재가 늘 쌓여 있으니까 그렇다고 우겨요. 둘 다 맞아요. 저기 벽 좀 봐요. 이름판이요. 여기서 밥 먹고 간 사람들 이름이에요. 수천 장은 될걸요.

단절의 뿔이요? 그 사람들도 여기서 시작했어요. 이 부엌에서요. 인간은 들이지 말자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고... 저는 잘 모르겠어요. 국자를 들고 있으면, 누가 뭘 지지하든 다들 그릇은 똑같이 내밀거든요. 아, 저기 아무것도 안 새긴 판들이요? 이름을 남기기 싫었던 사람, 아니면... 이름이 없었던 사람 자리예요.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던 곳에서 온 사람도 많았으니까요.

※ 칠흑왕좌의회가 회흔구를 정식 행정구역으로 등록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회흔구 주민 모두가 단절의 뿔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ARC-K-45 네모라, 멈춘 배들의 항구 도시사 난민 항로

기록 출처 · 자유항 네모라 부두 원로와의 대화

이백 년 전 이야기를 하러 왔구먼. 우리 증조할머니가 그 배들 중 하나에 계셨지. 큰 폭풍이 지나가고, 무풍해협 한복판에서 배 서른 척 남짓이 그대로 멈춰 버렸어. 화물선, 이민선, 어선... 노예선도 있었지. 바람은 돌아오지 않고, 구조선은 해협 안으로 들어오질 못하고.

그래서 배끼리 밧줄로 묶었다네. 노예선 쇠사슬을 풀어서 배와 배 사이 다리로 쓰고, 화물선 곡식은 다 같이 나눠 먹고, 어선은 매일 고기를 잡았지. 반년이야, 반년. 바람이 돌아왔을 때 떠난 배는 절반이었고, 남은 배들이 지금 자네가 서 있는 이 부두가 된 거야. 우리 첫 법이 뭔지 아나? ‘배에 탄 순서가 아니라 함께 버틴 날수로 사람을 센다.’ 그래서 여기선 어디서 왔냐보다 언제 왔냐를 묻지.

...그 반년 동안 다툼은 없었냐고? 흠. 배고픈 사람들이 모였는데 왜 없었겠나. 조합 기록에 뭐가 적혀 있는지는 나도 들었어. 그런데 할머니는 그 얘기를 한 번도 안 하셨네. 안 하신 이유가 있겠지. 나는 들은 것만 말하겠네. ...요즘은 바람 없이도 배가 들어오니 좋긴 한데, 봉인풍로라는 거 말이야. 바람 없는 바다가 우리를 만들었는데 이제 바람이 필요 없다니, 묘한 기분이야.

※ 천익항로조합의 해난 기록에는 그 반년 동안 선단 안에서 벌어진 식량 다툼과 처형도 함께 적혀 있다. 원로들의 구술에는 그 대목이 없다.

ARC-P-46 검은 화로의 겨울 재난 연료 공동체

기록 출처 · 프라그모 자치구에 사는 노파와의 대화

칠십 년 전 그 겨울? 내가 여섯 살이었어. 지금 생각해도 발가락이 시려. 남쪽에서 올라오던 연료 수레가 눈사태로 두 달을 못 왔지. 장작 값이 하룻밤 자고 나면 두 배가 돼 있었어. 창고 가진 상인들은 문을 걸어 잠그고 더 비싸지기를 기다렸고. 그해 겨울에 얼어 죽은 사람이... 우리 골목에서만 손가락으로 다 못 셌어.

그때 대장장이 할아버지가 있었어. 이름은 몰라. 다들 그냥 할아버지라고 불렀지. 그 양반이 공방 화로 불씨를 항아리에 담아서 골목마다 나눠 줬어. 우리 집에도 왔고. 그 항아리가 얼마나 따뜻했는지... 공방 불이 꺼지니까 자기 집 문짝을 뜯어서 태우더라. 그다음엔 의자, 그다음엔 침대. 그걸 보고 기술자들이 나와서 녹슨 공동화로를 고쳤고, 사람들이 제일 추운 집부터 장작을 날랐어.

상인들? 아무 벌도 안 받았지. 자기 창고 안 여는 건 죄가 아니었으니까. ...그 뒤로 겨울마다 불을 나누는 게 버릇이 됐어. 그 버릇이 한참 뒤에 지금의 잔불공동관리회가 된 거고. 거기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한테 이 겨울 얘기를 읽힌다며? 잘하는 거야. 불은 가진 사람 게 아니라 꺼지기 전에 필요한 사람 거거든. 그 할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불씨 나눈 골목에 지금도 작은 화로가 있어. 나는 겨울마다 거기 장작 하나씩 넣고 와.

※ 늙은 대장장이의 이름은 자치구의 어느 장부에도 남아 있지 않다.

ARC-D-47 왕립 미카레 종합 아카데미의 설립 교육 제도사 인재

기록 출처 · 미카레 아카데미 설립 칙서 사본 / 개교 첫해 입학생 명부 / 귀족가 탄원서 묶음

약 백팔십 년 전, 델피로의 제24대 국왕은 크라인벨의 말을 조금 다르게 읽었다. 황금이 캐는 자의 것이라면, 아직 캐내지 못한 황금, 곧 묻힌 채 사라지는 재능은 나라의 손실이라는 것이다. 그는 귀족 자제만 다니던 궁정 학당을 해체하고, 평민과 외국인에게도 시험으로 문을 여는 아카데미를 세웠다. ‘미카레’는 크라인벨이 처음 일했던 광산의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첫해 입학생 명부에는 귀족 자제 마흔 명과 평민 열한 명, 외국인 세 명이 적혀 있다. 지금의 표어 “황금은 발견하고, 벼리고, 증명한다”는 개교식 연설문에 처음 등장한다. 같은 해 귀족가들의 탄원서에는 “광부의 자식과 같은 책상에 자녀를 앉힐 수 없다”는 문장이 수십 번 반복된다.

첫 졸업생 가운데 평민 출신은 세 명뿐이었다.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중간에 떠난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기록이 훗날 매장금장학 제도가 생기는 계기가 되었다. 아카데미는 지금도 입학식 날 첫해의 명부를 강당에 펼쳐 두는데, 중간에 떠난 이름들 옆에도 지우지 않고 금색 점을 찍어 둔다.

※ ‘미카레’라는 광산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불멸기록원의 광산 장부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연구자는 개교 당시 붙인 이름이 거꾸로 건국 서사에 끼워 넣어진 것이라고 본다.

ARC-KDP-48 드래곤 유해 증명서 위조 사건 드래곤 밀거래 전조

기록 출처 · 천익항로조합에서 퇴직한 화물 검사관과의 대화

드래곤 비늘 상자 말이죠? 십이 년 전이네요. 델피로행 화물이었어요. 드래곤 유해는 원래 자연사한 것만 거래할 수 있어서, 어디서 발견됐는지, 상태는 어땠는지, 왜 죽었는지 적힌 증명서가 꼭 붙어요. 그 상자 증명서엔 북부 설원에서 자연사한 늙은 드래곤이라고 깔끔하게 적혀 있었죠. 솔직히, 너무 깔끔해서 열어 본 거예요.

비늘 몇 장에 베인 자국이 있었어요. 무기 자국이요. 프라그모 연구소에 감정을 맡겼더니 답이 이랬어요. ‘죽은 뒤에 생긴 손상일 가능성과 살아 있을 때 생긴 손상일 가능성을 모두 배제할 수 없음.’ 화물 주인은 증명서를 산 것뿐이라고 했고, 그걸 판 중개인은 이미 사라졌고요. 드래곤을 죽였다는 증거는 끝내 안 나왔어요.

그 뒤로 드래곤 유해는 따로 검사하는 규정이 생겼어요. 근데 웃긴 게 뭔지 알아요? 그해 델피로 시장에서 비늘 값이 세 배로 뛰었대요. 귀해졌다고요. ...그때 원정대 기록관이 와서 이것저것 묻고 갔는데, 나중에 공개된 기록 여백에 이런 말이 적혀 있더라고요. ‘누군가 드래곤의 몸에 가격을 매길 수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그 문장, 가끔 생각나요. 특히 비늘 값이 오를 때마다요.

※ 드래곤들은 동족이 남긴 몸이 쓰이는 것 자체에는 무심하지만, 그것이 ‘사냥’의 결과가 되는 일만은 다르게 본다고 전해진다.

ARC-ALL-49 제1차 원정의 빈 장부 원정대사 창설

기록 출처 · 제1차 원정 기록 원본 첫 장 / 귀환 공개일 일곱 수도의 관보

약 백 년 전 마른우물 교전(ARC-ALL-25) 뒤, 제1차 일곱 깃발 원정대는 불멸기록원에서 지도 한 장과 빈 장부 일곱 권을 받아 출발했다. 장부 한 권이 한 나라를 위한 것이었다. 첫 원정대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마른우물 초소였다.

원정 기록 원본의 첫 장에는 단 세 줄이 적혀 있다. “마른우물 초소. 사망자 명단 두 가지 확인. 누가 먼저 쐈는지: 모름.” 그 아래에는 서로 다른 필체로 적힌 열한 명과 열아홉 명의 명단이 나란히 붙어 있다. 원정대는 두 명단을 하나로 합치지 않았다.

몇 해 뒤 원정대의 기록이 일곱 수도에서 같은 날 공개되자 첫 반응은 대부분 분노였다. 각국 관보에는 ‘편파적’, ‘근거 없음’, ‘외국인 증언의 과대 반영’ 같은 표현이 앞다투어 실렸다. 그러나 이듬해 일곱 나라 가운데 어느 곳도 원정대의 해체를 요구하지 않았다. 다른 여섯 나라가 같은 기록을 이미 읽었기 때문이다.

※ 첫 장의 ‘모름’이라는 세 글자는 지금도 새 원정대 기록관이 임명될 때 손으로 한 번 베껴 쓰는 문장이 되었다.

ARC-ALL-50 제10차 원정 기록의 공란 서른한 칸 원정대사 현재진행

기록 출처 · 제10차 원정 공개 기록 부록 「확인하지 못한 것들」

약 십 년 전 출발한 제10차 원정대의 공개 기록에는 이례적인 부록이 붙어 있었다. 「확인하지 못한 것들」이라는 제목 아래 서른한 개의 항목이 적혀 있고, 항목마다 ‘결론’ 칸이 비어 있다.

그중 몇 개는 지금 보면 낯익다. ‘북부 산악지대 광부들 사이에 도는 숨 쉬는 광맥 이야기.’ ‘제9문 외곽으로 트롤 여럿이 고용되어 갔다는 증언, 고용주 미확인.’ ‘까까몰리 조선소의 수정 용기 대량 주문.’ ‘아르카대하 중류 수문지기 교대 기록 일부 누락.’ 당시에는 대부분 소문이나 사소한 행정 착오로 분류되었다.

제11차 원정대가 출발하기 전, 불멸기록원장 에리두 김은 이 부록을 새 원정대의 장부 맨 앞에 끼워 두게 했다. 이번 원정대의 장부는 빈 장부로 시작하지 않는다. 지난 원정대가 끝내 채우지 못한 서른한 개의 빈칸과 함께 출발한다.

※ 서른한 항목 가운데 일부는 현재 진행 중인 사건 기록(ARC-DP-31, ARC-RDS-32, ARC-KL-33, ARC-PLS-34)과 이어져 있다.

ARC-RP-51 ‘제9문’이라는 이름 외차원 지명유래 악마

기록 출처 · 프라그모 천문관측소 ‘하늘 열림’ 누적 목록 / 제9문연구회 설립 취지문

별이 떨어진 밤(ARC-PRS-21) 이후, 프라그모 관측소는 하늘의 한 점이 아래로 열리는 현상을 따로 목록으로 만들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열림은 열네 번이며, 대부분이 흑요장벽산맥 북동쪽 하늘에 몰려 있다. 관측소는 이것을 순서대로 ‘제1문’, ‘제2문’이라 불렀다.

아홉 번째 열림은 다른 열림과 달랐다. 문이 닫힌 뒤에도 그 아래 땅에서 중력과 거리가 어긋나는 현상이 사라지지 않았다. 떨어뜨린 돌이 옆으로 굴러가고, 하루 걸리던 길이 사흘이 되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 일대를 ‘제9문 아래’라고 불렀고, 시간이 흘러 그곳이 지금의 제9문환상지대가 되었다.

리벨리온의 연구자들은 모두가 떠나는 그 땅으로 오히려 들어갔다. 제9문연구회의 설립 취지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닫히지 않은 문 아래에서, 우리는 닫힌 학문을 연다.” 다만 열림과 악마 유입의 관계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열네 번의 열림 가운데 악마가 확인된 것은 세 번뿐이고, 나머지 열한 번은 아무것도 내려오지 않았거나 내려온 것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

※ 제4차 원정대가 실종된 구역(ARC-RP-26)은 제9문의 중심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이었다. 김민준이 엘다르에 나타난 해에는 하늘 열림이 기록되지 않았다.

ARC-ADS-52 남부맹약로의 노래 지도 하플링 교역로 기록

기록 출처 · 하플링 대상(隊商) 가문의 최고령 길잡이와의 대화

지도? 아이고, 종이는 모래를 못 이겨요. 남부맹약로는 해마다 모래언덕이 이사를 가고, 우물이 마르고 새로 솟아요. 그래서 우리 집안은 길을 노래로 외워요. 한 소절이 하루 길이고, 후렴이 바뀌면 우물이 가깝다는 뜻이에요. 들어 볼래요? ...아, 처음부터 부르면 사흘 걸려요. 옛 소절까지 다 부르면요.

백이십 년쯤 전에 델피로 왕실 측량국이 ‘정확한 지도’라는 걸 만들어서 상단마다 돌렸대요.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 때 일이에요. 첫해에 그 지도 따라간 상단 여섯이 안 돌아왔어요. 지도를 그릴 땐 맞았던 우물이 벌써 말라 있었거든요. 같은 해 우리 노래 따라간 상단은 거의 다 무사했고요. 할머니가 그러셨대요. ‘종이는 한 번 그리면 끝이지만, 노래는 해마다 다시 부르잖니.’

그 뒤로 지도를 들고 가도 우리 길잡이를 꼭 데려가는 게 관례가 됐죠. 우린 해마다 몇 소절씩 고쳐 불러요. 근데 고친 소절도 안 버려요. ‘옛 소절’로 따로 불러요. 언젠가 그 우물이 다시 솟을지 누가 알아요? ...아, 그리고 요즘 측량국 지도 귀퉁이에 ‘최신 소절을 확인할 것’이라고 적혀 있는 거, 그거 우리 가문 덕분이에요. 흐흥.

※ 불멸기록원은 하플링의 노래를 지도와 같은 등급의 현장 기록으로 분류한 첫 기관이다.

ARC-LD-53 이름을 물은 상인 - 요정 이름 약속 사건 요정 이름 외교

기록 출처 · 새벽이끼경계림에 사는 요정과의 대화 (이름은 묻지 않음)

아, 이름은 묻지 마! 기록관이면 검역소에서 서약했잖아. 응, 그래, 잘했어. ...그 상인 이야기 들으러 왔지? 그거 나야. 구십 년쯤 전이었나. 숲 가장자리에서 길 잃은 인간한테 길을 알려 줬어. 그 사람이 고맙다고 이름을 묻길래 알려 줬지. 그랬더니 장난처럼 그러는 거야. ‘그 이름으로 내 행운이 되어 줘.’

인간한텐 그냥 농담이었겠지. 근데 우리한테 이름으로 한 약속은 맥류에 새겨져. 그날부터 그 사람 곁을 못 떠났어. 그 사람이 숲을 떠나니까 나도 따라가야 했고, 숲 밖에서는... 점점 시들었어. 날개가 바스락거리고, 색이 빠지고. 그 사람은 몇 달 뒤에야 알았어. 미안하다고 엄청 울더라. 나보다 더 울었어.

풀어 주려고 열두뿌리회의랑 델피로 사람들이 넉 달을 씨름했대. 약속은 종이처럼 찢을 수가 없거든. 결국 그 사람이 숲에 돌아와서 자기 이름을 걸고 반대 약속을 해 줬어. 그걸로 풀렸지. 그 뒤로 그 사람, 평생 이쪽으로는 안 왔어. 반대 약속 내용이 그거였냐고? ...그건 비밀. 그 사람 이름도 걸린 거라서. 그래서 이제 숲에 들어오는 사람은 다 서약해. 우리 이름은 묻지 않기로.

※ 칠중저울회는 이 사건을 계기로 ‘맥류에 새겨지는 약속’을 인간의 계약법만으로는 다룰 수 없는 영역으로 분류했다. 도깨비 다리 내기 소송(ARC-D-30)에서도 이 선례가 인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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